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첫 공식 일정은 11일 용산 미군기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는 일이었다. 이날은 마침 미국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과 한국군 장병 1000여 명이 부대 내 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오전 10시 40분 모습을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단에 껑충 뛰어오르자 장병들은 모두 일어서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이날 행사에는 625전쟁 참전 미군용사 62명과 한국군 참전용사들도 함께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헬로, 용산이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60년 전 발발한 625전쟁에 대한 의미를 각별히 담아 북한군이 38선을 넘어 3일 만에 서울을 함락시키고 7월 말에는 부산까지 쳐내려간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이어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언급하면서 여름에는 100도(화씨 기준, 섭씨 37.8도)가 넘는 날씨에 시달리고 겨울에는 영하 30도(섭씨 영하 22도) 아래에서 싸워야 했다며 무기도 장병도 부족해 심지어 적군과 비율이 20 대 1인 열악한 상황에서 싸워야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분이 있어서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여러분의 희생 덕분에 세계는 잘 살게 됐다고 격려했다. 이어 625전쟁에 참전한 한국 군인을 일으켜 세우며 조국을 위해 용맹하게 싸웠던 한국군 참전용사들도 여기 오셨다며 감사해요 친구들,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 부분은 한국말로 먼저하고 나중에 영어로 말해 박수를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625전쟁의 희생이 무승부를 위한 죽음(Die for a tie)이었다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번영을 구가하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 한국과 희망을 지닌 한국인을 볼 때 분명한 것은 무승부가 아니라 그때도 승리였고 지금도 승리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