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는 의리를 택했다. 그렇다고 돈이 적은 것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한 손엔 돈, 다른 한 손엔 명분을 얻었다.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의 수호신 임창용(34사진)이 28일 3년간 총액 15억 엔(약 206억 원)짜리 초대형 계약을 했다. 임창용의 대리인 박유현 씨는 이날 임창용이 야쿠르트와 확정 계약 2년에 1년 옵션을 더하는 2+1년 형태로 재계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봉은 4억 엔(약 55억 원)이고 계약금과 옵션 등을 합해 3억 엔을 받는다. 2년 뒤에는 미국프로야구 진출 길도 열어 놓았다.
이는 일본프로야구 전체를 통틀어도 특급 계약으로 평가된다. 올해 일본 투수들 중 4억 엔 이상 받은 선수는 특급 마무리인 주니치의 이와세 히토키(4억3000만 엔)와 한신의 후지카와 규지(4억 엔) 등 2명밖에 없다.
야쿠르트와 3년 계약이 끝나는 올해 1승 2패 35세이브에 평균자책 1.46이라는 일본 진출 후 최고 성적을 올린 임창용은 야쿠르트는 어려웠던 시절 나를 제일 먼저 받아준 팀이다. 다른 팀에 가면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친한 선수들이 많고 팀 분위기가 좋은 야쿠르트에 남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 진출 첫해인 2008년 확정 연봉이 30만 달러(약 2500만 엔)에 불과했던 임창용은 이로써 3년 만에 15배 이상의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