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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돈발 군 물갈이 시작되나 (일)

Posted December. 15, 2010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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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이 14일 전역지원서를 제출하고 청와대가 이를 전격 수용하자 군 안팎에서는 대대적인 군 물갈이 인사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황 총장 전역의 원인이 된 재산형성 과정 의혹은 그동안 황 총장의 진급이나 인사 때마다 불거진 사안으로, 2002년 국방부 대변인 시절 구입한 서울 용산구 국방부 근처 2층 건물의 고도제한이 풀려 큰 이익을 봤다는 내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황 총장을 대장으로 진급시키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 앉히고, 올해 6월 다시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할 때는 문제 삼지 않던 것을 최근 일부 언론의 보도 이후 문제를 삼아 전역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황 총장의 전역이 단순한 개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군 개혁 차원의 물갈이 신호탄이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황 총장 전역에 따른 후임 인사로 인해 장성 인사의 폭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초 15일 장성 진급인사(대령준장)를 하고 이어 소장, 중장 인사를 실시하려 했지만 육군총장의 전역지원서 제출로 장성 진급인사가 하루 이틀 늦어지게 됐고 대장 진급 소요가 발생하는 등 인사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총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대장 4명 가운데 3명이 육사 동기여서 3명 가운데 한 사람이 총장으로 발탁되면 나머지 2명이 추가로 전역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인사 폭은 더욱 커지게 된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큰 폭의 군 인사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제로 군의 핵심자리에 있는 사람 가운데 교체돼야 할 사람들이 몇몇 있는데 그 사람들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 탓만 하고 있다면서 국방부와 합참의 고위 간부진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물갈이는 군의 안정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불가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연평도 포격 도발 등으로 준전시 상황에서 군의 수뇌부를 모조리 바꿀 경우 안보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면서 군의 사기 등을 고려해 인사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통령이 최근 연공서열보다는 능력을 우선시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어 육사 동기 중 한 명이 총장에 오를 경우 나머지는 모두 전역하는 관행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럴 경우 육군 수뇌부 인사는 최소한으로 그칠 수 있다.

한편 군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후임 하마평과 함께 각 인물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군내에서 1순위로 거론되는 김상기 제3야전군사령관은 고향이 논란이 될 수 있다. 경북 포항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를 나왔기 때문이다. 정승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한미 관계를 고려할 때 잦은 부사령관 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박정이 제1야전사령관은 천안함 사건 합동조사단장을 마치고 최근에야 대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철휘 제2작전사령관은 그동안 주로 인사통으로 알려져 있어 어느 때보다 전투 경험과 야전성이 중시되는 현 시점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다.



박민혁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