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3232명.
2011년 현재 한국에서 체류하며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 수다. 최근 5년간 추세를 볼 때 내년이면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정부는 스터디 코리아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2012년까지 국내 대학에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을 유치해 유학연수 수지를 개선하고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발표했다. 양적 목표치는 사실상 달성한 셈이다. 그렇다면 외국인 유학생이 체감하는 한국에서의 교육과 삶의 질은 어떨까.
동아일보는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이달 14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충북 경남 경북 전북지역의 23개 대학을 찾아 외국인 유학생 125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8%인 85명은 학교 안팎에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로 인한 차별 또는 따돌림을 겪었다고 했다. 10명 중 7명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학내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답한 44명 중 31명은 한국어에 서투르거나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조모임이나 수업에서 소외된 적이 있다고 했다. 교수가 외국인 왕따를 조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교수가 첫 수업 때 중국인은 모두 나가라고 했다 부당하게 F학점을 받았지만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발표 순서에서 제외됐다고 하는 등 11명이 자신의 차별 경험을 털어놨다.
외국인 유학생은 캠퍼스 밖에서도 차별을 받았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유학생 70명 중 32.9%인 23명은 최저임금(시간당 4320원) 이하의 월급을 받았다. 한양대에 다니는 한 중국인 유학생(29)은 학교 앞 편의점에서 휴일도 없이 하루 10시간 근무했지만 시급으로 4000원을 받았다. 그마저도 병이 생겨 입원하자 사장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한 달 급여로 120만 원 중 40만 원만 줬다고 한다. 유학생 중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제에 대해 아는 사람은 22명에 불과했다.
김혜숙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인은 스스로를 외국인에 비해 높게 평가하는 내 집단 편애가 매우 강한 편이라며 외국인 옆에는 앉지 않거나 외국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편애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국 유학생 중 상당수가 미국 사회의 배타주의로 인해 결국 반미주의자가 돼 돌아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한국사회 내 지나친 차별은 한류() 같은 긍정적인 이유로 한국을 찾아온 젊고 똑똑한 외국인마저 등 돌리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