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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8만원 세대라는 허상부터 깨야 한다

[사설] 88만원 세대라는 허상부터 깨야 한다

Posted May. 01, 2012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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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액 국비 지원으로 직업훈련을 받아 취업에 성공한 20대 젊은이가 88만 원 세대여! 갈 곳 없다고 불평 말고 직업훈련 받아라. 돈은 국가에서 대준다라고 수기를 썼다. 지방대생 김성준 씨(24)는 대학을 그만두고 대한상공회의소 인력개발원에서 2년간 독하게 기술을 익혀 견실한 정보기술(IT) 업체에 취업했다. 그는 수기를 쓴 이유로 취업이 어려워 88만 원 세대가 되어버린 요즘 우리 젊은이들에게 생각만 바꾸면 또 다른 길도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 씨처럼 생각을 바꿔 미래까지 바꾸는 젊은이가 늘어나려면 88만 원 세대의 허상부터 깨는 일이 중요하다. 88만 원 세대는 2007년 경제학자 우석훈 씨의 책 제목에서 나온 말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20대를 일컫는다. 이 용어는 일부 세력들이 4년제 대학 나와도 월급 100만원도 안 된다 청년실업은 당연하고 잘해야 비정규직이라며 젊은 세대의 불만을 증폭시키기 위해 주로 사용돼 왔다. 우 씨 역시 토플 책을 내려놓고 짱돌을 들라며 20대가 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젊은이들이 일부 세력의 선동적 구호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우 씨는 5년전 이 책에서 20대 가운데 상위 5%만 한전이나 삼성, 5급 공무원 같은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고 95%는 비정규직의 삶을 살 것이라며 비정규직 평균 임금 119만원에 20대의 평균임금 비율인 74%를 곱해 88만원을 20대의 임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2012년 1월 통계청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평균임금은 134만8000원이다. 20대 중 비정규직의 비중도 95%에 훨씬 못 미치고 평균임금은 124만원으로 집계된다. 88만원 세대는 더는 유효하지 않다. 김 씨처럼 국비 직업훈련을 받으며 자격증을 따면 연봉 2000만 원 넘는 괜찮은 직장에 얼마든지 취업할 수 있다.

우리나라 20대의 운명이 평생 비정규직으로 고착될 리 없다. 40,50대 중에도 실업자가 있음은 물론 20,30대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다. 저임금 문제가 세대 문제로 왜곡돼서는 곤란하다. 모든 국민이 능력을 개발하고 취업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 제도를 갖추는 것이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이다. 독일과 덴마크처럼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청년 고용률이 떨어지지 않는 선진국일수록 실용적 교육과 취업을 연계시키는 배우는 복지(learn-fare)로 가는 추세다.

젊은 세대가 스스로의 의식 변화와 노력 없이 정부가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 김 씨와 같은 긍정적 마인드를 지닌 젊은이들이 충실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