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당의 정책 작성 부문은 우리 기본과업인 만큼 당직선거를 계기로 당 정책위원회를 완전 장악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정책위원장으로는 경기동부의 이용대를 내세우고 그 밑에 우리의 영향하에 있는 사람들을 박아 넣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북한 노동당의 대남공작기관 대외연락부(2009년 225국으로 개명)가 민주노동당 지도부 선출을 1개월여 앞둔 2005년 12월 6일 민노당 당직자가 포함된 간첩단 일심회에 보낸 지령문의 일부다.
지령문의 당은 민노당이다. 지령엔 민노당이 내세워야 할 당대표, 사무총장의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경기동부연합의 실세로 알려진 이용대 씨의 정책위의장 당선 등 대부분의 지령이 2006년 1월 치러진 당 선거에서 실현됐다. 북한이 경기동부연합을 핵심 당직에 기용하라는 지령을 통해 민노당 당직 선거에 개입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18일 지령 전문을 입수했다.
주목되는 건 북한이 지령문에서 당대표, 사무총장보다 이용대 씨의 정책위의장(지령엔 정책위원장으로 표현) 당선을 가장 먼저 강조한 점. 특히 경기동부 이용대라는 표현을 쓰고 이 씨 밑에 북한의 영향력에 있는 사람을 포진시키라는 지령을 내렸다. 북한이 NL계(민족해방계열) 중에서도 경기동부연합에 의한 당 정책 부문 장악을 주요 지령으로 하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씨는 2006년 1월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됐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