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이거나 진화적이거나.
지난달 14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S4를 두고 세계 곳곳에서 온 스마트폰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공개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대체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다만 그 혁신이 점진적인 개선을 뜻하는 진화인지, 기존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혁명인지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평가를 염두에 두고 이달 말 국내 출시를 앞둔 갤럭시S4를 미리 써봤다.
4.99인치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화면의 선명함과 밋밋하던 베젤(테두리)에 더한 촘촘한 물방울무늬가 발랄함을 느끼게 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첫 번째 풀HD(고화질)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웹페이지는 물론이고 PC모드의 작은 글씨까지 또렷하게 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었다. 갤럭시S3에 있던 기존 기능은 대부분 업그레이드됐다.
내장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S헬스를 켰다. S헬스에는 온도, 습도를 체크해 주변 환경이 얼마나 쾌적한지를 나타내주는 기능과 걸은 만큼 숫자가 올라가는 만보계 기능 등이 들어 있다. 체중과 키, 출생연도 등을 입력하면 몇 m를 걸었는지, 열량을 얼마나 소모했는지도 함께 표시된다. 매일의 칼로리 소모량과 심박수를 체크해 일주일, 한 달 단위로 그래프로 나타낼 수도 있다. 하루 동안 먹은 음식의 칼로리 섭취량을 기록하는 음식 추적기 기능도 있다. 삼성전자는 별도로 판매되는 피트니스 팔찌, 피트니스 벨트 등 관련 액세서리를 통해 혈압, 맥박, 혈당수치, 체중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갤럭시S4에는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시선이나 음성, 동작 인식으로 스마트폰을 작동할 수 있는 사용자 편의성 기능도 대폭 추가됐다. 동영상을 보다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면 멈추고, 화면을 보면 다시 멈춘 부분부터 영상이 재생되는 스마트 포즈 기능이 있다. 터치 없이 시선만으로 화면을 움직이는 스마트 스크롤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눈동자를 인식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탓인지 시선의 움직임을 바로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사진에 음성을 담는 사운드앤드샷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순간의 모습을 이미지로만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사진 촬영 당시 주변 소리나 피사체의 음성까지 함께 기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사진 및 영상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을 한 화면에 담아내는 듀얼카메라 기능, 스마트폰을 이용해 삼성전자 TV, 에어컨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워치온 기능 등도 추가됐다. 이런 기능들을 종합해볼 때 갤럭시S4는 혁명을 위한 진화를 보여준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S4를 25일 국내 소비자들에게 공개한다. 출시일은 같은 날이거나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고 가격은 16GB(기가바이트) 모델이 90만 원대 후반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3세대(3G)와 롱텀에볼루션(LTE)용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정지영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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