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융기관이 자금난에 빠진 STX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4월 26일부터 5월 3일까지 지원하는 6000억 원 이외에 추가로 6000억 원 이상을 지원키로 했다.
금융 당국은 강덕수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강 회장 개인 재산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2일 STX조선해양에 지원 중인 6000억 원은 이달 중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고 상반기 회사 운영에 필요한 긴급 자금이었다며 추가로 그 만큼의 자금과 플러스알파의 돈이 들 것으로 보고 지원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의 고위 관계자도 6000억 원만 지원하고 끝낼 거였으면 (지원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회사를 살릴 정도로 충분한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STX조선해양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해 채권단과 정부가 회사를 반드시 살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STX조선해양은 이달 4일과 7일 총 3000억 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7월에는 1000억 원, 내년 상반기에는 9100억 원의 만기 회사채를 처리해야 한다. 여기에 선박 제작 등에 드는 비용을 더하면 필요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금융 당국은 STX조선해양이 이미 빌린 대출금의 상환 부담을 덜어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자율협약을 위한 정밀 실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금리 인하, 대출 만기 연장 등 패키지 지원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렇게 되면 STX가 금융사에 내는 이자가 크게 줄어들고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STX조선해양을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대신 강 회장에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려면 대주주가 (그룹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자금을 지원할 명분으로 강 회장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STX조선해양은 유럽 계열사인 STX프랑스와 STX핀란드를 팔기로 했다. STX 측은 두 회사의 매각 대금이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