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10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받아들이고 금강산 관광 회담과 관련한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의하면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협의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밝혔다.
통일부 김의도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 협의는 지난해 예정이 돼 있다가 연기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거부한 북한의 통지문(9일)에도 그런 내용이 일부 있었지만 남북 간에 금강산 관광 회담 일정이 협의되고 북한이 구체적으로 제의하면 관광 재개 문제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통지문에서 우리의 제안도 다 같이 협의할 의사가 있다면 좋은 계절에 마주 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그 우리의 제안을 금강산 관광 재개로 판단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금강산 관광은 이산가족 상봉과 별개의 사안이기 때문에 분리해 추진한다는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또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보장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금강산 관광 남북 회담을 열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통일부의 태도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북한이 수용하면 북한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회담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다소 변화된 태도를 보인 것으로 비친다.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찾으려는 의지도 읽힌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