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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인차시속 140km, 쌩

Posted May. 06, 201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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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무인자동차가 시속 140km로 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지루한 장거리 운전을 자동차에 완전히 일임하면서도 빠른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졸음운전사고 예방이나 운전 피로 감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심현철 교수팀은 최근 자체 개발한 무인자동차 유레카(사진)로 고속 주행 실험을 실시한 결과 이런 속도에 도달했다고 5일 밝혔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선보인 무인자동차가 시속 175km로 달린 적은 있지만 국내에서 제작된 무인자동차 중에는 최고 속도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부 선우명우 교수팀(팀명 A1)이 2012년 현대자동차그룹이 개최한 자율주행자동차경진대회에 출품한 무인자동차가 시속 80km로 달린 것이 최고 기록이다.

연구팀은 현대차가 판매하고 있는 준중형 승용차 벨로스터 터보를 개조해 유레카를 제작했다. 지붕에 레이저 스캐너를 달고 유리창 안쪽에는 도로표지판을 인식할 수 있는 영상카메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등 다양한 장치를 넣었다. 레이저로 주변을 감시하고 추월해 들어오는 자동차를 피할 수도 있다. 카메라를 이용해 도로표지판을 인식하고 제한속도에 맞춰 자동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심 교수는 국내법상 진짜 고속도로가 아닌 활주로 주변 도로를 돌면서 실험한 것이라며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무인자동차 상용화에 가장 앞장서고 있는 기업은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달 28일 실제 도로 주행이 가능한 무인자동차를 공개했지만 도심 주행에 특화돼 있다. 도심 주행의 경우엔 자기위치 확인, 교통신호 인식, 교차로 상황 파악 같은 돌발 상황 대처 기술이 중요한 반면 고속 주행은 곧게 뻗은 도로를 따라 달리기 때문에 주행 상태를 유지하면서 위험에 대처하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 차간 거리 조절, 카메라로 도로 형태와 차선을 알아보는 기술, 도로표지판 인식, 노면 상태에 따른 자동차 출력을 조절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심 교수팀은 유레카를 올해 자율주행자동차경진대회에 출전시킬 계획이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무인자동차의 주행 시간을 겨뤄 점수를 준다. 복합 장애물 회피 등 도심 주행에 적합한 미션도 포함돼 있지만 미션에 실패하면 2분씩 최종 골인 시간을 늘려나가는 방식이라 사실상 빠른 자동차가 이기는 속도 경쟁이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

enhanc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