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의 86.7%가 지금부터 올해 말까지를 자기 집을 장만하기에 좋은 시기로 꼽았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세를 탄 만큼 내년에는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2일 동아일보 취재팀이 부동산재테크 전문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경제학자 등 30명을 대상으로 주택시장 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6명(86.7%)은 내년에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 상승폭과 관련해서는 절반이 넘는 응답자(56.7%)가 현 시세보다 내년에 3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본 전문가 중 30.0%는 그 이유로 최근 몇 년간 집값이 대폭 하락하면서 반등할 타이밍이 됐다(30.0%)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91 부동산대책 이후 불붙기 시작한 수도권 내 청약대박 행진이 주택구입 심리회복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1일 위례신도시에서 12순위 청약을 접수한 위례 자이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139 대 1로 2006년 이후 수도권에서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시장에서 달아오른 열기가 연내 분양을 앞둔 서울 강남권, 위례신도시뿐만 아니라 주변으로 확산돼 부동산 시장 전체가 살아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 전문가의 76.6%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꼽았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강남-분당-판교-광교-동탄을 잇는 경부선 축은 10%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중 36.6%는 내년에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내집 빈곤층(하우스푸어)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인구 감소와 취업난에 따른 주택 수요층 위축 가계부채 증가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등을 잠재적인 위험으로 꼽았다.
이번 조사는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1차 설문조사를 한 뒤 그 결과에 대해 다시 응답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델파이 기법으로 진행됐다.
김현진 bright@donga.com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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