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 김주성(35)은 시즌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KCC와의 첫 경기를 치르는 전주로 향하는 구단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는 어느새 13번째 시즌을 맞았다. 2002년 중앙대를 졸업한 김주성은 그해 열린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뒤 프로에 뛰어들어 신인 때 TG(현 동부)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10년 넘는 시간이 흘러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주성은 최근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농구에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2개 딴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이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한 김주성은 아시아경기 준비하느라 힘이 들었지만 동부에 합류하고 보니 동료들의 넘치는 열정 속에 다시 뛰게 됐다고 의욕을 보였다.
동부는 지난 두 시즌 동안 7위와 10위에 그쳤다. 김주성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김주성은 대표팀에서 운 좋게도 마무리를 잘한 만큼 얼마나 더 뛸지 모르겠지만 소속팀에서도 마침표를 잘 찍겠다고 말했다. 김영만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동부는 체계적인 시즌 대비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김주성은 KCC 허재 감독의 아들인 신인 허웅과 호흡을 맞춘다. 김주성은 14세나 차이 나는 허재 감독과 한솥밥을 먹으며 정상에 오른 인연도 있다. 김주성과 허웅의 나이 차도 14세다.
김주성은 올 시즌 사상 첫 1000블록슛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까지 931개의 블록슛을 기록해 앞으로 69개를 남겼다. 김주성 같은 기록의 사나이는 또 있다. SK 주희정은 28경기만 더 뛰면 처음으로 통산 900경기에 출전한다. 아시아경기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35승만 보태면 정규리그 1호 500승 감독이 된다.
한국농구연맹(KBL) 시즌 개막 주간에 흥미 있는 대진을 집중 배치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모비스와 LG는 11일 울산에서 리턴 매치를 갖는다. 이날 KCC와 동부의 만남은 허재 감독과 허웅의 부자 대결로도 흥미를 끌고 있다. 12일 잠실에서는 농구대잔치 스타 출신 삼성 이상민 감독과 SK 문경은 감독이 맞붙고, 창원에서 열리는 LG 김종규와 KCC 하승진의 골밑 싸움도 흥행 카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