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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프라이데이 호들갑 구매

Posted December. 01, 20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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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든 일이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인터스텔라를 보며 허니 버터 칩을 먹는 거라고 월스트리트저널 최근호가 보도했다. 한국에서 영화 인터스텔라 열기를 소개하는 기사의 한 대목이었지만 한국인의 유난스러운 쏠림 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11월을 강타한 이 쏠림에 빠질 수 없는 게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의 해외 직구 행렬이다.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는 엄청난 매출로 기업들의 장부가 흑자로 돌아선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기업들은 상품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고 소비자들은 미리 찜해둔 상품을 이 기간을 이용해 구매한다. 원하는 제품을 선점하기 위해 매장 앞에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미국인의 모습은 우리에게 낯선 느낌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 세일 열기에 한국 직구족()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알음알음 진행되던 해외 직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부터. 지난해 1조1509억 원이던 해외 직구 금액이 올해 2조 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국경 없는 전자상거래 환경과 영어를 읽고 쓰는 데 불편함이 없는 세대의 등장, 국내 소비자 가격을 높게 책정한 일부 대기업 및 폭리를 취한 유통업체가 해외 직구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특히 터무니없는 중간마진으로 배를 불린 유통업체들은 바짝 긴장해야 한다.

하지만 부작용도 나타난다. 사진만 보고 물건을 선택하다 보니 잘못 고를 가능성이 있다. 한국까지 배송 시간이 오래 걸려 적절한 이용 시기가 지나버린 뒤 제품을 받기도 하고 교환과 반품을 하기도 쉽지 않다. 만만찮은 배송 요금에 관세까지 물면 국내 세일 가격보다 별다른 이점이 없다는 말도 들린다. 이 기간에 뭐라도 사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고 유행에 뒤떨어지는 기분에 불필요한 제품을 사거나 과소비를 할 수가 있다. 인터넷에는 해외에서 배달된 물건을 받아들고 내가 왜 밤새워 이런 물건을 샀을까라고 자조하는 목소리가 올라온다. 앞서 나가는 행위에는 기회와 위험이 함께 따른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