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때 타이거 우즈(40미국)는 우승 여부보다는 몇 타 차로 이길까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필드를 지배한다는 표현을 들을 만큼 상대를 압도했던 것이다.
이제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가 그 자리를 꿰찬 것 같다. 18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의 퀘일할로클럽(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 세계 랭킹 1위 매킬로이는 이날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하며 재미교포 앤서니 김이 2008년 우승할 때 세웠던 대회 최저타 기록(16언더파)을 5타나 경신했다. 공동 2위 패트릭 로저스와 웨브 심프슨(이상 미국)을 7타 차로 제치며 대회 최다 타수 차 우승 기록도 갈아 치웠다. 나흘 동안 27개의 버디도 역대 대회 최다 기록. 대회 통산 2승을 거둔 것도 그가 처음이다. 2010년 이 대회에서 자신의 PGA투어 첫 승을 장식했던 매킬로이는 최근 3개 대회에서 두 번째 트로피를 수집했다. 40세 이하의 현역 선수 가운데 매킬로이(통산 11승)보다 많은 승리를 거둔 선수는 우즈뿐이다.
매킬로이의 최대 무기는 폭발적 장타다. 그는 대회 나흘 동안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21.1야드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마지막 날 까다롭기로 소문난 514야드의 파4인 16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을 364야드나 보낸 뒤 141야드를 남기고 갭웨지(피칭웨지와 샌드웨지의 중간)로 세컨드 샷을 하고 버디를 낚았다. 전날 11언더파 61타를 몰아칠 때 그는 전장 7562야드의 코스에서 파3의 3개 홀을 뺀 15개 홀에서 9번 아이언 이하의 클럽으로 편하게 그린을 공략했다. 매킬로이는 내 이름이 순위표 꼭대기에 있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세계 최고라는 느낌이 든 대회였다. 남은 시즌을 치르는 데 전환점이 될 만한 우승이었다고 흡족해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