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 강제징용 동원 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를 논의하는 한일 양자 협의가 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렸다.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1차에 이은 이날 후속 협의에서 최종문 유네스코 협력대표는 이날 신미 준() 일본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 겸 스포츠담당대사와 논의를 벌였다.
한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민간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역사의 전모를 알게 하라고 권고한 취지에 맞게 강제징용 사실을 어떻게 알릴 것인지 일본의 의견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반면 일본은 한국의 반대가 사리에 어긋난다며 무조건 등재에 찬성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세계유산 등재는 28일 독일 본에서 시작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한일은 2차 협의를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1차 협의 이후 한국 정부 당국자가 일본에서 타협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했고 이에 따라 2차 협의를 갖게 됐다고 설명하자 일본이 발끈했다. 일본 측 인사는 우리는 타협 방안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한국 당국자는 일본의 제의가 없었다면 어떻게 2차 협의가 성사됐겠나라고 맞섰다.
2차 양자협의 일정 공개를 놓고 한일 양국은 신경전을 벌였다. 일본은 협의 전날인 8일 공개하자고 했지만 한국은 날짜가 합의된 만큼 굳이 감출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정작 일본 교도통신이 5일 밤 2차 협의 날짜를 보도하자 한국 정부는 이튿날인 6일에 2차 협의 일정을 공개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A10면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