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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도발 보고 시점은 한 장관 착각인가, 청와대 눈치 봤나

지뢰도발 보고 시점은 한 장관 착각인가, 청와대 눈치 봤나

Posted August. 14, 20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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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의 수색작전에 투입된 하모 하사(21)는 큰 폭발음과 함께 몸이 튕겨나가 철조망에 거꾸로 매달린 상태에서 빨갱이!라고 울부짖었다. 수색팀장인 정교성 중사(27)는 즉각 적 포탄 낙하라고 외쳤다. 처음엔 지뢰인 줄 몰라 포격당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공격 주체가 북한군이라는 것이 현장의 일치된 직감이었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국방부는 북의 소행임을 추정하는 보고가 이뤄졌는지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였다.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12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4일 늦게 북한 목함지뢰에 의한 도발이다,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확인했고 그런 사실이 다 (청와대에) 보고됐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오후엔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통해 4일 사고 상황에 대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5일 북한의 목함지뢰로 추정된다는 보고를 대통령에게 했다고 말을 바꿨다. 국방부는 한 장관이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단순 착각을 한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5일 경원선 복원 기공식에 참석할 때 북의 도발을 알았는지가 논란이 된 상황에서 한 장관이 그런 착각을 했다는 것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청와대는 12일 오후 한 장관의 오전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박 대통령이 도발에 대해 4번 보고받았다고 공개했다. 4일 오전 10시경 수색 작전 중 미상 폭발물로 부상자 2명 발생 보고를 처음 받았고 5일 오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북 지뢰 추정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북 도발을 모르고 경원선 행사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한 장관이 이런 해명에 맞춰 발언을 수정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한 장관은 이번에 박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지 못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보고하면, 김 실장이 박 대통령에 전하는 시스템이다. 김정은 체제의 첫 도발인데도 국방장관이 대통령에게 직보하지 못한 것은 안보 라인의 소통에 큰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때도 대통령 보고가 문제가 됐는데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

목함지뢰는 북한군만 사용하는 것으로 우리 군의 철책 출입문 앞과 뒤에 설치됐고, 지형 상 다른 곳의 지뢰가 유실됐을 가능성이 없었다. 그럼에도 국방부 보고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면 도대체 국가안보실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청와대가 처음부터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가볍게 넘기려 했던 것이 화를 키운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