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 시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행사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행사 참석은 각국의 주권적 결정 사항이라며 우리는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번 결정을 발표하기 전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사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또 맥스 보커스 주중 미국대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해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에 대해 보커스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특명전권대사라며 전쟁 당시 미국과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치른 희생을 영예롭게 만들고 모든 관련국들의 화해와 친선을 촉진하는 것에 미국이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제삼국의 일인 만큼 정부로서는 코멘트하지 않겠다면서 공식 언급을 피했지만 정부 내부적으로는 적잖은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이 방중 자제를 요구했다는 교도통신의 보도가 나온 직후인 10일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국내 기자들과 만나 (군사퍼레이드) 행사가 의미하는 무게라는 게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곳에 중국 요인들과 함께 서 있는 것이 세계에 어떤 메시지로 전해지는지 생각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참석을 반대한 바 있다.
일본 언론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요미우리신문은 27일 자 1면 기사에서 중국을 중시하는 태도가 다시 한번 부각됐다며 미국과 일본은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가에 우려의 뜻을 전달해 왔다. 구미 선진국의 정상이 참가를 보류하는 와중에 박 대통령만 돌출하는 형태가 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