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계기로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시사한 북한에 대해 군사적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군 관계자는 24일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사진)와 최신예 전투기 F-22 랩터가 다음 달 한국에 온다며 레이건호는 한반도 유사시 주한 미 해군의 핵심 증원전력 중 하나로 꼽힌다고 밝혔다. 미국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을 고려해 해병대 전체 병력의 15%를 태평양 지역에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레이건호(10만4200t급)는 다음 달 18일 광복 및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관함식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레이건호는 일본의 요코스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와 임무를 교대한다. 레이건호에는 6000여 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며 F-18 슈퍼호닛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E-2C) 등 80여 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F-22 랩터는 같은 달 1025일 열리는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 참가한다. 미국의 4대 핵심 전략자산(항공모함, 핵잠수함, 핵폭격기, F-22 랩터) 중 2개가 10월에 한국에 오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아직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이번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에 한미동맹의 강력함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존 툴란 태평양 해병대사령부 사령관(중장)은 북한 핵위협 증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중국과 관련국 간 마찰 확대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전체 병력의 15%가량을 하와이와 태평양 일원에 전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미 해병대신문(MCT)이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현재 미 해병대 전체 병력 규모는 18만2000명이다. 이 중 하와이에 본부를 둔 태평양 해병대사령부 산하에 제1 원정군(캘리포니아 주 캠프 펜들턴)과 제3 원정군(오키나와)을 합쳐 8만4000명이 배치돼 있다. 이 가운데 2만7000명가량을 하와이를 포함한 태평양 서안지역에 전진 배치하는 것이다.
정성택 neone@donga.com권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