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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도전 박성현 “스윙-성격 다 바꾼다”

Posted November. 04, 2016 10:10,   

Updated November. 04, 20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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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현(23·넵스)의 표정은 파란 하늘만큼이나 밝았다. 지난 몇 달간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었던 내년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3일 경기 용인 88CC에서 만난 박성현은 “그동안 구름 위에 붕 떠 있는 기분이었는데 그런 마음이 사라져 편하다. 이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달리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남달라’라는 별명을 가진 박성현의 천하였다. 승승장구하며 다승왕(7승), 상금왕(13억2600만 원)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박성현은 LPGA투어 7개 대회에도 초청 선수로 출전해 68만2000달러(약 7억7700만 원)의 상금을 벌었다. 이 금액은 이날 현재 LPGA투어 상금 랭킹 21위에 해당한다. LPGA투어는 비회원이라도 40위 이내에 해당하는 상금을 번 선수에게는 이듬해 전 경기 출전권을 부여한다. 박성현이 행복한 고민에 빠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잔류와 ‘빅리그’ 진출의 갈림길에 섰던 박성현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지난해와 확연히 나아진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스 안팎에서 상황 대처 능력이 향상됐고, 골프뿐 아니라 생활에서도 한층 성숙해졌다. 그래서 꿈의 무대를 두드릴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미국행 결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아침잠이 많고 게으른 스타일이었는데 요즘은 일찍 눈이 떠진다. 뭔가를 시작하는 설렘 때문인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생애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박성현은 앞으로 더 큰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내기로 했다. “좋은 성적을 냈어도 여전히 부족한 점을 느낍니다. 제대로 안 된 경우도 많거든요. 쇼트 게임은 평생 풀어야 될 과제라고 여깁니다.”

 LPGA투어 진출을 앞두고 영어가 가장 큰 고민이라는 박성현은 자신의 도전의식을 점수로 매기면 100점 만점에 80점 정도라고 했다. “변해야 발전할 수 있어요. 스윙뿐 아니라 성격까지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요즘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라는 책을 읽고 있는 박성현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멀리 보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 늘 큰 힘이 되는 팬들도 잘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최근 박세리, 최나연, 신지애, 양희영 등을 관리하고 있는 세마 스포츠 마케팅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마쳤다. 이 회사는 코치, 캐디, 매니저 등으로 구성된 박성현 전담팀을 꾸릴 계획이며 새로운 메인 스폰서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2주 만에 필드에 복귀한 박성현은 4일 이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팬텀클래식 위드 YTN에 출전한다. 최우수선수에 해당하는 대상 포인트에서 1위 고진영에게 1점 뒤져 있는 박성현은 “너무 근소한 차이라 결과를 떠나 흥미롭다. 두 개 대회가 남았는데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용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