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곰팡이 피고 변색되고... 종이 문화재 57% 보존처리

곰팡이 피고 변색되고... 종이 문화재 57% 보존처리

Posted January. 16, 2017 08:33,   

Updated January. 16, 2017 08:41

日本語
 책, 그림 등 종이로 된 국가지정문화재 상당수가 보존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연구보고 논문집인 ‘문화재’ 최근호에서 “2014∼2015년 서적, 회화 등 종이류 문화재 53건의 상태와 보관환경을 조사한 결과 이 중 30건(56.6%)은 보존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량, 크기 등 기본적인 서지정보가 불명확한 것들도 13건(24.5%)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태가 양호해 보존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문화재는 18건(34.0%)에 불과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지정문화재는 총 4482건으로 이 중 종이류는 20%(963건)가량 된다. 이번 보고서는 이들 중 무작위로 53건만 추려 조사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전기 문신 서거정이 쓴 목판본으로 조선시대 문학비평사 연구의 핵심 자료인 ‘동인시화’(보물 제1712호)는 심하게 닳아 있었다. 고려시대 성리학자 박상충이 진주목사로 부임한 이인민에게 1370년 선물한 ‘근사록’(보물 제262호)은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근사록은 희귀한 현존 고려본인 데다 조선 초기 성리학사 연구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조선 전기 학자 권주의 종손가에 전해 내려오는 ‘권주 종가 고문서’(보물 제549호)는 갈색으로 변색이 일어났다. ‘권주 종가 문적’(보물 제1002호)은 보존처리 미숙으로 추가 손상 판정을 받았다.

  ‘광산김씨 예안파 종가 고문서’(보물 제1018호)는 명칭과 연대, 수량이 잘못 표기된 사실이 확인됐다. ‘류성룡 종가 문적’(보물 제160호)도 국가문화재 지정 당시 일부 문서가 누락된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소는 이번에 문제점이 드러난 문화재들을 대상으로 안료와 재질, 구조 등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문화유산 보존관리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종이 문화재는 재질 특성상 온도나 습도, 물리적 힘 등에 취약하다”며 “보존상태가 좋지 않은 문화재를 소장한 개인들에게 항온, 항습 기능이 갖춰진 곳에 기탁할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