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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代이은 美日 골프 회동

Posted February. 13, 2017 08:26,   

Updated February. 13, 201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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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총리와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있는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하이파이브(손바닥을 마주 치는 인사)를 하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10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고 플로리다로 날아가 다음 날 18홀 동반 라운딩을 펼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3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골프 회동은 철저하게 비공개여서 두 정상 중 누가 더 잘 쳤는지, 카트를 함께 타고 다니면서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세계 곳곳에 17개의 골프장을 소유한 트럼프 대통령은 핸디캡 5에 티샷 비거리가 235∼350야드에 이르는 수준급 장타자.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골프 실력만큼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고”라고 전했다. 휴가 때마다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는 아베 총리는 90∼100타 내외에 비거리는 200야드 정도라고 미 골프닷컴은 보도했다. 이런 까닭에 아베 총리는 전날 “이기기는 힘들 것 같다”고 몸을 낮추기도 했다.

 CNN은 대통령 측근의 말을 인용해 “두 정상이 꽤 빠른 속도로 플레이를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구호가 적힌 하얀 모자를 쓰고 나왔다. 라운딩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메이저 4승의 베테랑 골퍼 어니 엘스도 동참했다. 화창한 날씨에 기온은 23도 내외로 포근했다.

 미일 정상 간 골프 회동은 1957년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일본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미 대통령과 함께 필드에 나선 뒤 60년 만에 처음이었다. 아베 총리는 ‘일자리 70만 개 창출, 10년간 4500억 달러 투자’의 막대한 선물 보따리를 들고 워싱턴으로 향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유인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 2박과 골프 라운딩 초대 등으로 화답했다.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 번째 회동이지만 간간이 부자연스러운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10일 백악관 정상회담 전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잡고 “강한 손”이라며 치켜세웠다. 무려 18.48초 동안 손을 잡혔다가 자유로워진 아베 총리가 기겁하는 표정이 카메라 앵글에 잡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어를 모르면서도 공동 기자회견에서 동시번역 장치를 사용하지 않아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구설에 올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10일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대학교를 방문하는 등 일정을 소화할 때 동행하지 않아 외교 관례를 깼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줄 방미 선물로 금색 펜과 서류 케이스를 마련했다. 뉴욕 트럼프타워 최상층 자택과 대통령 집무실을 금색으로 장식하는 등 금장식을 좋아하는 트럼프의 취향을 고려한 선물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