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일그러진 파키아오

Posted July. 03, 2017 09:41,   

Updated July. 03, 2017 09:43

日本語
 8체급 석권에 빛나는 아시아의 복싱 전설 파키아오의 시대는 저무는가. 대전료 50만 달러(약 5억7000만 원)를 받기로 한 호주의 무명 복서가 최소 1000만 달러(약 114억 원)의 대전료를 챙기기로 한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39)를 누르고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파키아오는 2일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프로복싱 WBO(세계복싱기구) 웰터급 타이틀 매치에서 도전자 제프 혼(29·사진)의 저돌적인 투지에 고전하며 0-3(111-117, 113-115, 113-115)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60번째 승리를 장담했던 파키아오는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통산 59승(38KO) 2무 7패를 기록했다.

 혼은 1라운드부터 앞뒤 보지 않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연타를 장기로 하는 파키아오에게 연타를 휘두르며 맞섰다. 혼은 먼저 스트레이트와 훅을 뻗고 접근전을 시도한 뒤 파키아오가 자신의 복싱을 구사할 틈을 주지 않았다. 전 WBA(세계복싱협회) 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을 지낸 유명우 해설위원은 “판정을 의식하지 않고 맞불 작전으로 나온 혼의 전략에 파키아오가 당황했다”고 분석했다. 혼의 트레이너 글렌 러시턴은 경기 전 “파키아오가 한 대 때리면 혼은 더 많이 때릴 것”이라며 난타전을 예고했다.

 혼은 9라운드 파키아오에게 연타를 허용하면서 그로기 상태까지 몰렸지만 가까스로 기운을 차린 뒤 10∼12라운드를 버텨냈다. 혼은 17승(11KO)1무로 무패 기록을 이어가며 복싱 인생 최고의 날을 경험했다. 뜻밖의 패배를 당한 파키아오는 경기 후 “판정에 승복한다. 다음에 더 준비를 해서 상대를 하겠다. 혼과 재경기를 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