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明仁) 일왕이 2019년 4월 30일 퇴위하고 다음 날인 5월 1일 아들인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새 일왕으로 즉위한다. 일본 정부는 8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일정을 확정 발표했다. 이로써 1817년 고카쿠(光格) 덴노 이후 202년 만에 일왕의 생전 퇴위가 이뤄진다. 아키히토 일왕은 퇴위 후에는 ‘상왕(上皇)’으로, 미치코(美智子) 왕비는 ‘상왕비(上皇后)’로 불린다. 아키히토 일왕은 1989년 즉위 후 재해 현장과 태평양전쟁 격전지를 찾아 희생자를 위령하는 모습으로 국민의 마음을 샀다. 2015년 전후 70년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과거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을 언급하며 아베 정권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일왕 가문에 백제의 피가 흐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한국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으나, 본인의 희망에도 방한은 성사되지 않았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