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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 “음악적 영감 키우려 뇌과학에 빠져있죠”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 “음악적 영감 키우려 뇌과학에 빠져있죠”

Posted June. 15, 2018 09:23,   

Updated June. 15, 20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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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엔 뇌과학 관련 책을 읽고 있어요. 사람의 감정, 심리, 사고의 회로가 궁금해서요.”

 한국계 최초로 BBC 선정 신세대 예술인에 선정된 미국 국적의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24)에겐 ‘나이보다 성숙한 연주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13일 전화로 만난 그는 “할머니 손에서 자라 다소 조숙한 편이다. 연주가 성숙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했다.

 에스더 유는 미국 뉴저지주에서 나고 자라 6세 때 벨기에로 이주했다. 바이올린을 처음 접한 건 4세 무렵. 당시 뉴욕 스즈키아카데미 4년 과정을 8개월 만에 끝내 신동 소리를 들었다.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3위), 퀸 엘리자베스 바이올린 콩쿠르(4위)에 모두 최연소 입상했다. 2014∼2016년엔 한국계 최초로 BBC 선정 신세대 예술인에 선정됐다.

 “할머니가 피아니스트셨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취미로 각각 바이올린과 피아노, 플루트를 배우셨어요. 태아 때부터 클래식을 접한 셈이죠.”

 평소에도 클럽보다 독서나 등산을 즐겨 ‘젊은 할멈(young grandma)’이란 별명을 가졌지만 음악에 있어선 도전을 즐긴다. 영국 음악축제 ‘BBC프롬’에서 만난 동료와 ‘젠 트리오’를 결성해 음반을 냈고 2년 전엔 서울의 한 클럽 무대에 올랐다. 최근엔 영화 ‘체실비치에서’의 OST를 녹음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팬들과 일상도 적극 공유한다. 그는 “콘서트홀이나 무대에서만 클래식 음악을 즐기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무대 위나 밖에서 팬과의 만남을 즐긴다”고 했다.

 그는 일반 국제학교를 거쳐 독일 뮌헨음대에 입학했다. 이 시절 공부한 지식과 인연은 가장 값진 음악적 자산이라고. ‘전설적 거장’과의 협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로린 마젤은 복잡다단한 음악가의 삶을 건강하게 이끄는 방법에 대해 알려줬고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에겐 음악을 향한 헌신과 넘치는 에너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에스더 유는 27일 부산, 28일 서울에서 러시아의 거장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이끄는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연주곡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그는 “시벨리우스콩쿠르 최종 결선 무대에서 연주했던 곡”이라며 “위대한 지휘자가 이끄는 러시아 오케스트라와 고국에서 공연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설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