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모로코와의 조별예선 2차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의 헤딩골로 승리한 뒤 호날두를 ‘포르투 와인’에 빗대 극찬했다.
“호날두는 포르투 와인 같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가다듬어야 하는지 잘 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화한다. 지금의 호날두는 3∼4년 전의 호날두가 아니다. 몇 년 뒤의 호날두도 지금과 다를 것이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처음 왔던 2004년, 호날두의 몸은 지극히 평범한 축에 속했다. 타고난 듯한 그 조각 같은 근육으로 ‘격변’한 몸은 피땀으로 빚은 작품인 셈이다.
10대의 호날두는 “너무 말랐다”는 타박을 듣던 마른 체형이었다. 스스로도 웨이트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밤마다 몰래 기숙사를 나와 웨이트로 땀을 흘렸다. 몸이 계속 커졌고 그라운드에서는 더 빨라졌다. ‘잘하긴 하는데 너무 말랐어’라고 속삭이던 사람들이 다른 시선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속옷 브랜드의 모델로 나서기도 할 만큼 호날두의 몸은 뭇 남성들의 ‘워너비’가 된 지 오래다. ‘웨이트 신봉자’를 자처하며 10년이 넘게 팀훈련 이외에 하루에 3∼4시간, 일주일에 최소 5번씩 민첩성, 지구력, 스피드, 힘, 유연성을 기르는 웨이트 훈련 스케줄을 꾸준히 지킨 결과다. 호날두는 자신의 이러한 루틴 숭배에 “그라운드에서 매 슈팅을 골로 만들기 위해 매일 애를 쓰는 것”이라고 말할 뿐이다.
이런 노력 덕에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호날두는 20대 때보다 더 빛나는 구릿빛 식스팩을 자랑한다. 신체나이가 23세로 측정되는 호날두는 41세까지는 거뜬히 선수로 뛸 수 있다고 자신한다.
어디든 훈련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굳이 웨이트 훈련을 체육관 안으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그의 아이들 역시 아빠의 ‘홈 트레이닝’ 구경에 익숙하다. 호날두가 하루 루틴 훈련을 다 해치워야 잠드는 것을 금과옥조로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피트니스 업체는 ‘웨이트 예찬론자’인 호날두의 이름을 딴 피트니스센터 100개 이상을 오픈할 사업도 구상 중이다.
‘늘 110%로 뛸 수 있는 몸을 만든다’는 철학을 가진 그는 식단 영양 관리에도 엄격하다. 근육 재생에 필수적인 고단백의 식단을 고수하는 호날두는 채식주의자까지는 아니지만 근육 회복에 필수인 미네랄과 비타민이 많은 야채를 즐겨 먹는다. 포르투갈 전통 음식인 바칼랴우아브라스(불린 대구와 감자, 양파, 계란을 섞은 요리)는 그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호날두와 한솥밥을 먹었던 파트리스 에브라가 “호날두가 훈련 뒤 점심에 초대한다면 거절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밝힌 일화는 호날두의 지독한 자기관리를 잘 보여준다.
“훈련을 마치고 너무 피곤했는데 호날두가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가보니 식탁에 샐러드랑 닭가슴살만 있더라. 뒤에 고기가 나올 줄 알고 일단 먹기 시작했는데 그게 끝이었다. 식사를 마친 호날두는 공을 차기 시작했다. 결국 투터치 훈련을 같이 했다. 그 다음엔 수영을 하고 사우나에 가자고 했다. 호날두는 기계다. 훈련을 멈추는 법이 없다.”
호날두는 한 번에 과식하기보다는 적은 양을 2∼4시간 간격으로 4∼6차례로 나눠 먹는다. 몸의 신진대사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가 신진대사 속도를 늦추는 설탕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는 이유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