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시동 걸지, 첨단 사양 넣었지…2000만 원대로 이 정도면 좋지 않나요?”
17일 현대자동차 글로벌 베스트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의 시승 행사가 열린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현대차 관계자는 투싼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묻자 높은 가성비를 꼽았다. 3년 만에 부분 변경 모델(페이스리프트)로 돌아온 투싼은 페이스리프트 수준이 아니었다. 엔진부터 외관, 첨단 기능이 대폭 바뀌었다. 사실상 새로운 모델이라고 해도 될 만한 수준이었다.
투싼에 처음 올라탔을 때의 느낌은 “준중형이지만 의외로 공간이 넓은데?”였다. 전 모델과 달리 8인치 내비게이션을 대시보드 밖으로 빼내 세웠다. 이 덕분에 대시보드가 얇아지면서 실내공간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줬다. 운전석 좌우에 컵홀더와 프런트 트레이 등 수납공간을 최대한 많이 넣으려 한 점은 ‘그뤠잇(great)’. 무선 휴대전화 충전기도 넣어 운전자에게 큰 만족을 주기에 충분했다.
투싼 페이스리프트는 준중형 SUV지만 중형 SUV나 다름없어 보였다. 중형 SUV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시승은 디젤 2.0 모델로 했다)을 사용한 덕분인지 기동력과 주행 능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여기에 연료소비효율(연비)도 L당 약 14.4km여서 경제성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투싼 페이스리프트에는 현대차 최초로 연비 향상, 실용성 강화, 배출가스 저감 등이 장점인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D 1.6 디젤엔진’이 적용됐다. 이 모델은 개선된 연비 기술을 사용해 L당 16.3km의 연비를 자랑한다.
반자율주행 기능도 체험해볼 수 있었다. 차량이 차로를 이탈할 경우 경고와 함께 핸들을 자동으로 제어해 주는 ‘차선이탈방지보조’와 차량의 간격과 속도를 알아서 유지 및 조정해주는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기능도 넣었다. ‘제대로 작동하겠지?’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과감하게 핸들에서 손을 떼 봤다. 차량이 알아서 차선을 감지해 차로의 중앙을 달리도록 조절했다. 막힌 도로에서 차선이탈방지보조와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동시에 켜면? 차량이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과 차선을 유지하며 달리게 되는 것이다.
투산 페이스리프트에는 ‘홈투카 서비스’를 최초로 장착했다. 지난해 서울 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기술인데 스마트폰 앱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용해 음성으로 차량을 원격 제어하는 기능이다. 이날 시승 행사에서 현대차 관계자가 직접 홈투카 서비스를 시연했다. 인공지능 스피커에 “차량 시동을 켜줘”라고 말하자 “온도는 몇 도로 할까요?”라고 대답했다. “23도”라고 말하니 15초 정도 후에 차량에 자동으로 시동이 걸렸다. 집 안에서도 음성으로 차량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최신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미러링크뿐만 아니라 카카오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의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내비게이션 검색의 편의성과 정확도를 높인 것도 특징이다. 차량을 이동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가나 레저, 취미 등을 즐기는 장소로까지 활용할 수 있는 시대로 점차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트렁크도 넓었다. 골프가방 2개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기자가 직접 트렁크에 누워 봤다. 누운 상태에서도 앞뒤로 공간이 남았다. 트렁크 뒤에만 서 있어도서 자동으로 사람을 인식해 문이 열린다.
투싼 페이스리프트의 가격은 △디젤 2.0 2430만∼2847만 원 △스마트스트림 D 1.6 2381만∼2798만 원 △1.6 가솔린 터보 2351만∼2646만 원 △얼티밋 에디션 2783만∼2965만 원이다.
고양=변종국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