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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줄인 대신 업무비•특정비 늘려 쌈짓돈 키운 꼼수

특활비 줄인 대신 업무비•특정비 늘려 쌈짓돈 키운 꼼수

Posted October. 02, 2018 08:41,   

Updated October. 02, 20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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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기관들이 특수활동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내년도 예산에서 특활비를 줄이는 대신 업무추진비(업무비)와 특정업무경비(특정비)를 대폭 늘리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내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정부 전체적으로 특활비는 9% 삭감해 292억원 줄었으나, 업무비는 3.1% 증액해 58억 원 증가하고, 특정비도 5% 늘려 384억 원을 더 편성했다. 결국 2018년도 예산 대비 150억 원이 늘어난 것이다. ‘돌려막기’식으로 국민의 세금을 쌈짓돈처럼 쓰겠다는 꼼수나 다름없다.

 지난해 5월 집권 직후 검찰의 ‘특활비 돈 봉투 만찬 사건’이 터지자 문재인 정부는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고치겠다고 선언했고, 2018년도 예산에선 2017년도 대비 특활비 710억 원, 업무비 208억 원을 줄이고 특정비만 402 억원 늘려 총 516억 원을 줄였다. 작년엔 업무비가 편성된 53개 기관 중 50개 기관이 삭감안을 제출했다. 그런데 내년도 예산안에선 업무비는 5곳, 특정비는 4곳만 줄였다. 정권 출범 첫해의 허리띠 졸라매고 투명하게 나랏돈을 쓰겠다는 다짐이 1년 만에 흐지부지 된 것이다.

 이 세 항목의 예산은 ‘지출내용을 밝히기 곤란한 경비’를 통칭하던 판공비가 1994년 폐지된 뒤 특활비 업무비 특정비 등으로 나뉘어 편성돼 왔다. 업무비와 특정비는 증빙 및 공개 대상이지만 특정비 가운데는 증빙 필요 없이 개인에게 월정액으로 지급되는 액수도 상당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헌재재판관 시절 월 400만 원의 특정비를 개인 용도로 쓴 정황이 논란을 빚자 사퇴한 일도 있었다. 국회의 특활비는 시민단체와 언론의 집중 감시를 받은 결과 봉급처럼 유용된 실태의 일단이 드러나 사실상 폐지됐지만 정부 고위직 공무원들의 특활비 등은 사실상 국민의 감시의 눈 밖에 있었다.

 내년도 예산의 이 세 항목을 모두 합치면 1조 3000억원이 넘는다. 그나마 국가정보원 특활비를 제외한 액수다. 이제 ‘눈먼 돈’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 이런 게 구시대 관료들이 누렸던 특권이고 적폐다. 국가안보 등 특수 영역을 제외한 특활비는 모두 폐지하고 꼭 필요한 활동비는 단일명목으로 편성해 법인카드 사용 증빙을 납세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