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려다 자신을 희생한 의사
Posted February. 08, 2019 08:18,
Updated February. 08, 2019 08:18
설 연휴….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려다 자신을 희생한 의사.
February. 08, 201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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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을 하루 앞둔 4일 집무실에서 급성 심장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책상 앞에 앉은 자세 그대로였다고 한다. 설 연휴기간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병원에서 숙식을 하며 과로를 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평소 윤 센터장이 격무에 시달리는 것을 아는 가족들은 주말 내내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으레 응급상황이려니 했을 정도다. 긴 연휴는 전국 응급의료센터·기관과 권역외상센터를 총괄하는 국립중앙의료원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이 가장 바쁜 기간이다. 그는 2017년 10월 페이스북에 추석을 낀 황금연휴에 “연휴가 열흘! 응급의료는 그것만으로도 재난이다!”라고 썼다. 전국 각지에서 응급환자가 속출하지만 병·의원이 문을 닫아 응급실이 포화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설 연휴지만 그는 퇴근을 미루고 혼자 남아 있다가 생을 마감했다. 생과 사의 순간을 넘나들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면서도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않았던 그의 희생에 고개가 숙여진다. 윤 센터장은 평소 “국가는 국민에게 ‘안심하고 의식을 잃을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전남대 의대 응급의학과 ‘1호 전공의’였고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 개원부터 합류해 2012년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됐다. 그동안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 등에 앞장서 한국 응급의료체계의 산 증인이라 불렸다. 결국 24시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근무여건도 열악해 스스로 ‘지옥’이라 일컬었던 응급의료 현장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미안하고 고맙다”며 “설 연휴에도 고인에게는 자신과 가족보다 응급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먼저였다”고 그를 추모했다. 응급실 및 중환자실은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인력 및 시설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밤샘 당직같이 고된 업무라 의료 인력들도 근무를 기피한다. 윤 센터장의 헌신이 보여주듯 우리 생명은 이렇게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보호받고 있다. 그들의 헌신에 감사해야 마땅하지만 언제까지 몇몇 영웅의 사명감에 기댈 수만은 없다. 지난해 외상 사망자 가운데 제때 치료를 받았으면 살릴 수 있었던 환자의 비율이 30.5%에 달한다. 골든타임 안에 이송돼 적절한 진료를 받으면 죽지 않았을 환자가 3명 중 1명이란 뜻이다. 응급의료 적정 수가를 마련하고 인력 양성에 나서는 등 정부가 이제라도 구조적인 시스템 구축에 힘쓰는 것이 그의 고귀한 삶을 기리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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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을 하루 앞둔 4일 집무실에서 급성 심장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책상 앞에 앉은 자세 그대로였다고 한다. 설 연휴기간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병원에서 숙식을 하며 과로를 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평소 윤 센터장이 격무에 시달리는 것을 아는 가족들은 주말 내내 연락이 닿지 않았지만 으레 응급상황이려니 했을 정도다.
긴 연휴는 전국 응급의료센터·기관과 권역외상센터를 총괄하는 국립중앙의료원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이 가장 바쁜 기간이다. 그는 2017년 10월 페이스북에 추석을 낀 황금연휴에 “연휴가 열흘! 응급의료는 그것만으로도 재난이다!”라고 썼다. 전국 각지에서 응급환자가 속출하지만 병·의원이 문을 닫아 응급실이 포화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설 연휴지만 그는 퇴근을 미루고 혼자 남아 있다가 생을 마감했다. 생과 사의 순간을 넘나들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면서도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않았던 그의 희생에 고개가 숙여진다.
윤 센터장은 평소 “국가는 국민에게 ‘안심하고 의식을 잃을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전남대 의대 응급의학과 ‘1호 전공의’였고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 개원부터 합류해 2012년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됐다. 그동안 권역외상센터와 닥터헬기 도입,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 등에 앞장서 한국 응급의료체계의 산 증인이라 불렸다. 결국 24시간 긴장을 늦출 수 없고, 근무여건도 열악해 스스로 ‘지옥’이라 일컬었던 응급의료 현장에서 운명을 달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미안하고 고맙다”며 “설 연휴에도 고인에게는 자신과 가족보다 응급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먼저였다”고 그를 추모했다.
응급실 및 중환자실은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인력 및 시설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 밤샘 당직같이 고된 업무라 의료 인력들도 근무를 기피한다. 윤 센터장의 헌신이 보여주듯 우리 생명은 이렇게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보호받고 있다. 그들의 헌신에 감사해야 마땅하지만 언제까지 몇몇 영웅의 사명감에 기댈 수만은 없다. 지난해 외상 사망자 가운데 제때 치료를 받았으면 살릴 수 있었던 환자의 비율이 30.5%에 달한다. 골든타임 안에 이송돼 적절한 진료를 받으면 죽지 않았을 환자가 3명 중 1명이란 뜻이다. 응급의료 적정 수가를 마련하고 인력 양성에 나서는 등 정부가 이제라도 구조적인 시스템 구축에 힘쓰는 것이 그의 고귀한 삶을 기리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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