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마블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 21편의 누적 관객 수는 약 1억580만 명. ‘마블민국’이라 불릴 정도로 어벤져스 시리즈 사랑이 엄청난 시장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엔드게임) 역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당일 최다 관객 기록을 갈아 치웠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일인 24일 총 133만8781명이 관람했다. 개봉일 하루 매출만 96억7944만1700원에 이른다. 이날 전체 영화 매출액의 97.1%에 해당한다.
‘엔드게임’은 이미 100만 관객은 개봉 4시간 반 만에 넘어서 역대 최단기간 100만 관객 돌파 기록도 세웠다. 24일 오후 6시 40분 기준으로 총 관객 수 127만 명을 돌파해 그전까지 역대 개봉일 최다 관객 기록을 갖고 있던 ‘신과 함께-인과 연’(124만6603명)을 넘어섰다.
특히 ‘엔드게임’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 관객으로부터 사랑받은 주요 캐릭터의 10년을 집대성하는 시리즈. 개봉 전부터 결말을 둘러싼 각종 예측과 스포일러가 난무하고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일으키는 등 큰 관심의 중심에 섰다.
개봉 첫날 관객이 몰린 것도 스포일러를 피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을 즐기고 싶은 욕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인터넷에서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금지, 유튜브 시청 금지, 극장 화장실 들어가지 말기 등 ‘어벤져스 스포일러 피하는 법’까지 등장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개봉 전부터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어벤져스 스포일러 금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에서도 ‘스포일러프리(Spoiler-Free)’를 내걸고 리뷰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인기는 ‘스크린 상한제’ 도입 논란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흥행영화에만 집중하는 현상을 막고 관객들의 영화 선택권을 보장하도록, 특정 영화에 일정 비율 이상 스크린을 배정하지 못하도록 규제하자는 것이다. 개봉 당일 ‘엔드게임’의 스크린 수는 전국 2760개. 지난해 개봉 당일 스크린 2460개로 출발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보다도 많다. ‘인피니티 워’ 개봉 당시에도 같은 논란이 불거졌다.
배장수 반독과점영화인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강력한 스크린 독과점 규제 법안을 마련해 관객의 선택권을 지키지 않으면 영화 생태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상업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스크린 상한제’를 적극 검토 중”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