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GS건설이 총연장 48.5k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다리인 쿠웨이트의 ‘셰이크 자비르 코즈웨이’(사진)를 완공했다. 서울∼수원 직선거리(약 34km)와 비슷한 다리의 주요 부분 36.1km는 현대건설이, 별도 연결구간인 12.4km는 GS건설이 맡았다. 세계 최장 다리인 중국 강주아오(港珠澳) 대교(전체 길이 55km)와 비교해 6.5km가 짧은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1일(현지 시간) 쿠웨이트에서 셰이크 사바 알 아흐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 이낙연 국무총리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셰이크 자비르 코즈웨이 준공식을 열었다고 2일 밝혔다.
전임 쿠웨이트 국왕의 이름을 딴 셰이크 자비르 코즈웨이는 바다 위를 지나는 다리다. 쿠웨이트만 남쪽의 슈와이크 항과 북쪽의 수비야 신도시 지역을 연결한다. 기존에는 차량으로 1시간 10분 정도 걸렸지만 다리를 이용하면 20분으로 단축된다.
현대건설은 2013년 11월 현지 업체와 함께 26억2000만 달러에 해당 공사를 따냈다. 현재 환율로 약 3조654억 원에 달한다. 이는 ‘단군 이래 최대 공사’로 불렸던 동아건설의 리비아 대수로 공사(1단계 37억 달러, 2단계 64억 달러 등 총 101억 달러) 이후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최대 규모의 토목공사다. 3위는 GS건설의 싱가포르 톰슨이스트 코스트라인 공사(약 15억 달러)다.
현대건설은 셰이크 자비르 코즈웨이를 짓기 위해 다리 남북으로 33만 m² 규모의 인공 섬 2개를 만들었다. 인공 섬에는 다리를 총괄 관리하는 본부와 방재시설 등이 건설됐다.
현대건설은 해당 다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쿠웨이트만 바다 한복판에 일반적인 고층 빌딩보다 큰 길이 40∼60m, 지름 3m의 콘크리트 말뚝 1100개를 매설했다. 그 위에 개당 1800t에 이르는 콘크리트 교량 상판 1000개를 육지에서 만든 뒤 바다로 옮겨 설치했다.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현지에 파견된 직원들은 이 같은 작업을 하루 2교대로 24시간 내내 계속했다.
박찬수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장은 “셰이크 자비르 코즈웨이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만큼 현대건설이 앞으로도 쿠웨이트와 중동의 추가 토목공사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