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문산호의 선원 10명에게 69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27일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로 유족 30여 명을 초청해 훈장을 전달했다.
1950년 교통부의 대한해운공사가 운용하던 문산호는 전쟁이 발발하자 해군에 배속돼 많은 상륙작전에 참여했다. 1950년 6월 26일 묵호경비부 대원들을 묵호에서 포항으로, 7월 27일엔 육군 병력 600여 명과 차량 30여 대를 여수에서 진해로 각각 수송했다.
그해 9월 14일에는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북한군 병력 분산 및 보급로 차단을 위해 경북 영덕 장사리 해안에 육군 제1유격대를 상륙시킨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됐다. 황재중 선장과 선원들은 풍랑으로 배가 좌초되는 상황에서도 임무를 완수했다. 이 과정에서 적의 공격을 받고 황 선장과 선원 10명, 아군 장병 130여 명이 전사했다.
하지만 문산호 선원들은 6·25전쟁에 동원된 인력이라는 이유로 서훈이 누락됐다. 이에 해군은 작전에 참가한 생존자 증언을 청취하고, 관련 전사 기록을 발굴해 2017년 국방부에 선원들의 서훈을 추천했다. 그 결과 지난해 황 선장에게 충무무공훈장이 추서됐고, 올해 선원 10명도 무공훈장을 받게 됐다. 18일 국무회의에서 서훈이 결정된 선원들은 이찬석, 이수용, 권수헌, 부동숙, 박시열, 윤은현, 안수용, 이영룡, 한시택, 김일수(이상 해군 기록 순) 등이다.
이수용 선원의 아들인 이용규 씨(69)는 “지난 69년 동안 아버지 유해는 못 찾더라도 명예만큼은 꼭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해왔다”며 “해군에서 문산호 선원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줘 무척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