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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아메리카, 브라질-아르헨 준결승

Posted July. 03, 2019 10:30,   

Updated July. 03, 20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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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이 겪은 ‘미네이랑의 비극’과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32·아르헨티나)의 ‘메이저대회 잔혹사’. 둘 중 하나는 또다시 반복될 운명에 처했다.

 남미 축구 최대 라이벌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3일 오전 9시 30분(한국 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9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브라질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독일에 1-7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성난 팬들이 브라질 국기를 불태우고, 시내 곳곳에서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는 결과를 낳은 이 경기는 ‘미네이랑의 비극’으로 불린다. 올해 코파아메리카 개최국도 5년 전처럼 브라질이다. 그리고 준결승 장소도 공교롭게 또다시 미네이랑 경기장이다. 브라질은 에이스 네이마르(27)가 준결승에 나설 수 없는 상황도 반복됐다. 네이마르는 브라질 월드컵 당시 8강에서 허리 부상을 당해 준결승에 나서지 못했고, 올해는 대회를 앞두고 발목 부상을 당해 엔트리에서 일찌감치 제외됐다.

 브라질은 참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수비수 치아구 시우바(35)는 “과거의 나쁜 기억을 계속 떠올리면 안 된다. 상대는 독일이 아닌 아르헨티나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선수인 메시를 막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경계대상 1호’인 메시에게 코파아메리카는 수차례 좌절을 안긴 대회다. 축구계 최고 권위의 상인 ‘발롱도르’를 5번이나 수상한 메시지만 성인 무대에서 메이저 대회(월드컵, 코파아메리카) 우승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다. 특히 코파아메리카에서는 2007, 2015, 2016년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메시는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에 시달리며 1골에 그치고 있다. 스페인 일간 마르카는 “브라질 팬들은 ‘메시가 경기를 뛰긴 뛰었나?’ ‘메시는 소속팀 FC바르셀로나에서만 잘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조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시는 이런 비판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내가 아직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어느덧 서른 살을 넘어선 메시는 이번에는 반드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는 “단판 승부의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아르헨티나는 경기를 치를수록 팀으로서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8강까지 기록을 보면 브라질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아르헨티나에 앞서 있다. 브라질은 8골을 터뜨리는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바 축구’ 브라질은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공격력이 팀의 장점이었으나 이번 대회는 중앙 수비수 치우바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력까지 돋보인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8강까지 5골을 넣고 3골을 내줬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전체적인 전력에서 브라질이 우세하다. 양쪽 측면 윙어를 활용한 브라질의 공격과 수비를 탄탄히 한 뒤 역습에 나서는 아르헨티나의 전술이 충돌한다. 아르헨티나로서는 메시 등 공격진이 브라질의 수비 뒤 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골을 터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