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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한국인 소년의 노래, 잘츠부르크에 울려 퍼진다

12세 한국인 소년의 노래, 잘츠부르크에 울려 퍼진다

Posted August. 02, 2019 08:58,   

Updated August. 02, 201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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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세 한국인 소년의 노래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클래식 음악 축제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무대에 울려 퍼진다. 빈 소년합창단 단원인 박신 군이 잘츠부르크 ‘모차르트의 집’에서 8일 개막하는 헨델 오페라 ‘알치나’의 오베르토 역을 맡는다.

 박 군은 같은 곳에서 6월 7∼10일 열린 잘츠부르크 성령강림절 축제에서도 오베르토 역을 맡아 노래했다. 이 공연에는 주인공 알치나 역에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루지에로 역에 필리프 자루스키 등 호화 배역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8월 공연도 같은 캐스팅으로 진행한다.

  ‘알치나’는 바로크 음악 거장 헨델이 1735년 영국 런던 코번트가든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샤를마뉴 대제가 이슬람 세력과 대결하던 때를 배경으로 마법사 알치나와 그의 마법에 걸린 루지에로 사이에 격렬한 애증이 펼쳐진다. 아버지를 찾아 나선 소년 오베르토가 이들의 모험에 동참한다. 대체로 소프라노가 오베르토 역을 맡아왔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축제 주최 측이 이 역에 적합한 소년 가수 선발을 빈 소년합창단에 의뢰했다.

 6월 성령강림절 축제에서 선보인 ‘알치나’는 박 군의 열창과 함께 큰 찬사를 받았다. 오스트리아 ‘슈탄다르트’ 신문은 “멜리소 역의 알라스테어 마일스와 오베르토 역의 박신이 탁월한 앙상블을 완성했다”고 평했다. ‘쿠리어’지는 “박신은 대가다운 테크닉으로 자신의 역할을 지배했다”고 소개했다.

 빈 소년합창단을 통해 e메일로 인터뷰한 박 군은 “서울에서 태어나 빈 소년합창단 공연을 보며 단원이 되기를 꿈꿨다. 시험 기간 조건으로 빈에 간 뒤 정식 입단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 광고회사 임원으로 재직해온 아버지 박천규 씨는 “아들이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에서 활동하다 2017년 한국 공연 중이던 빈 소년합창단의 게르하르트 비르트 단장 앞에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 일이 바빠서 잘 지원해 주지 못했는데 너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알치나’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박 군은 “지난해 모차르트 ‘마술피리’에 빈 소년합창단의 다른 두 단원과 함께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 뒤 잘츠부르크 축제 측 제안으로 학교에서 오디션에 지원하라고 알려왔고, 최종 합격했다”고 말했다. 오디션에는 오스트리아인 단원 모리츠가 함께 최종 합격해 오베르토 역을 같이 연습했다.

 박 군은 “오베르토 역 노래들은 서커스를 연상시킬 만큼 어려운 노래들이지만 연습하기 즐거웠다. 헨델도 이 역할을 윌리엄 새비지라는 소년이 노래하도록 썼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바르톨리는 매우 친절하고 재미있는 분이죠. 카운터테너 자루스키는 연기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알려주었는데, 정말 유용했습니다.”

 박 군은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지만 그림에도 관심이 많다. 둘 다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장래 희망을 밝혔다. 그가 출연하는 ‘알치나’는 18일까지 5회 공연한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