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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 자제한 韓日의 8.15 메시지…대화 실마리 찾아가야

확전 자제한 韓日의 8.15 메시지…대화 실마리 찾아가야

Posted August. 16, 2019 09:10,   

Updated August. 16, 20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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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광복 74주년 경축사에서 ‘반일’보다는 ‘극일’을 다짐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최근 한일갈등의 핵심주제였던 강제징용이나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 일본을 향해 “지금이라도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올해 8.15 메시지는 최악의 대결 상황으로 치달아온 한일관계의 흐름을 가를 분수령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문대통령이 신중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향후 한일갈등의 향방에 대해 갈등관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문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일본 국민에 대해 “군국주의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침략전쟁에서 해방됐다”는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의 위정자와 국민을 분리하는 관점으로, 역사와 현실이 뒤섞인 한일관계의 복잡성을 인정한 현실적 사고방식이라 평가된다.

 일본에서는 5월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이 어제 종전기념일 메시지에서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과 “같은 참화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인 아키히토 상왕이 2015년부터 사용해온 표현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지만 일왕 즉위 후 과거사에 대한 첫 메시지에서 반성을 언급한 것은 의미가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어제 추도사에 역대 총리들의 발언을 빌어서 전쟁 반성과 부전(不戰)의지를 넣는 형태를 7년째 고수했다. 이런 그도 최근 “양국의 민민(民民)간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2일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각의 결정한 뒤 추가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물론 양국간 갈등이 강경 정책 일변도에서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 광복절 직후로 예정됐던 양국 외교부 차관급의 제3국 면담은 무산됐고 24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통보 시한을 앞두고 있다. 우리 정부는 주요7개국 정상회담(G7)을 앞두고 총력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일단 한일 양국 지도부가 8·15라는 중요한 분기점에서 확전을 자제한 것만 해도 의미가 있다. 당장 공식 대화를 복구하긴 어렵다해도 서로 갈등의 확산 대신 마찰을 줄여나갈 대목들을 찾아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내년 도쿄올림픽에 대해서도 “세계인들이 도쿄 올림픽에서 우호와 협력의 희망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은 국내 일각의 보이콧 목소리를 차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 경축사의 언급 대로, ‘서로 협력해야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양국 모두 다시한번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