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 최(최현주·59)의 개인전 ‘하드 믹스 매스터 시리즈 2: 노블레스 하이브리디제’가 서울 종로구 PKM갤러리에서 24일 시작했다. 작가는 서양 로코코 이미지와 사군자의 ‘난’을 접목시켰다. 전시 제목 ‘노블레스 하이브리디제’는 서양과 동양의 귀족적 취향을 혼합했다는 의미로, 귀족의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패러디해서 작가가 만든 말이다.
작가는 1980년대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서 겪은 문화 충돌이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가세가 기울어 이주한 후 백인 위주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왕따’를 당하고, 3년 동안 소화제를 마시면서 버텼다. 이때 마셨던 소화제를 재료로 1984년 작품 ‘로댕 싱크’를 만들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인조 대리석 위에 로코코와 사군자의 이미지를 컴퓨터로 합성해 프린트하고, 그 위에 옻칠로 난을 그렸다. 작가의 아들이 유년 시절 컴퓨터로 그린 이미지와 작가의 스승인 마이크 켈리의 드로잉을 합성한 ‘하드 믹스 매스터 시리즈1’의 후속 연작이다. 조각 작품인 ‘The Thinker’와 ‘Cody's Legend vs. Freud's Shit Box’도 함께 공개한다. 전시는 10월 26일까지.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