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모리뉴 감독(56·사진)의 ‘스페셜 원’은 손흥민(27·토트넘)이었다.
손흥민은 2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과의 방문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스페셜 원’(특별한 존재)으로 불렸던 명장 모리뉴 감독이 토트넘 지휘봉을 잡고 처음 치른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은 단연 돋보였다. 모리뉴 감독은 해리 케인(26)을 최전방에, 손흥민과 델리 알리(23), 루카스 모라(27)를 2선에 세운 4-2-3-1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손흥민은 전반 36분 알리의 침투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왼발 대각선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리그 4호골이자 시즌 9호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포함해 3경기 연속 골이다. 전반 43분에는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골대 정면으로 파고들던 모라에게 공을 연결해 팀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5년 동안 토트넘을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을 대신한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첫 골이 터지자 연이어 주먹을 날리는 등 격정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려 했다. 케인, 알리, 손흥민 등에게 가장 능력에 맞는 역할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모리뉴 감독은 선수들이 빌드업 과정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고 긴 침투패스를 활용하도록 해 경기 전체를 간결하게 운용했다는 평을 들었다.
모리뉴 감독과의 첫 경기를 마친 손흥민은 “새로운 환경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게 돼 선수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자신감이 플러스됐다”며 “모리뉴 감독 부임 후 크게 달라진 부분은 많이 없다. 5년 반 동안 포체티노 감독님 밑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제대로 못 드려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 밑에서는 후방 빌드업을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리뉴 감독이 자신의 칭찬을 많이 하는 데에는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감독님이 첫 경기부터 믿고 출전시켜주셨는데 오늘 경기에서 그런 부분이 잘돼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EPL 방문경기 12경기 무승 행진을 끝냈다. 토트넘이 방문경기에서 이긴 것은 지난 시즌이던 1월 풀럼과의 경기 후 10개월 만이다. 토트넘은 4승 5무 4패(승점 17)로 9위를 기록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경기 후 손흥민에게 양 팀에서 가장 높은 평점 8.5를 주었다. 영국 BBC는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손흥민을 선정했다.
‘토트넘 이달의 선수상’을 9, 10월 연속 받은 손흥민은 “항상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그분들이 거의 전부”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