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가 계속 워싱턴 유니폼을 입게 됐다. 워싱턴은 스트라스버그에게 역대 FA 투수 최고 카드를 제시한 끝에 계약서 사인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10일 “워싱턴이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윈터미팅에서 스트라스버그 측과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 규모는 7년 2억4500만 달러(약 2918억 원) 규모”라고 보도했다. 2019년 정규시즌 18승 6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한 뒤 포스트시즌에서 워싱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이끈 스트라스버그는 시즌 후 ‘4년 1억 달러’ 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옵트아웃을 선언하며 FA 시장에 뛰어든 뒤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스트라스버그의 계약은 기존 투수들이 FA 시장에서 맺은 총액, 평균 연봉 규모를 모두 경신한 ‘대박’ 계약이다. 총액 기준 종전 최고는 2015시즌 이후 데이비드 프라이스(34)가 보스턴과 맺은 2억1700만 달러(7년), 연평균 최고액은 잭 그링키가 2015시즌 후 애리조나와 6년 2억65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세운 연평균 3440만 달러인데 스트라스버그는 이를 모두 넘어섰다. 스트라스버그의 평균 연봉은 3500만 달러다.
하지만 스트라스버그는 서막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30대에 접어든 스트라스버그가 투수와의 장기계약을 꺼리는 최근 MLB FA 시장 흐름을 뒤집으면서 예상을 깨는 거액 계약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순위는 게릿 콜(29). 현지 언론들은 스트라스버그의 최고 기록은 콜에 의해 곧 깨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WS 준우승에 그쳤으나 휴스턴의 에이스로 활약한 콜도 20승 5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맹활약했다. ‘홈런의 시대’라고 불리는 MLB의 투저타고 경향에도 삼진 326개(전체 1위)를 뽑아내며 파워히터들을 힘으로 제압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콜은 뉴욕 양키스로부터 스트라스버그와 같은 조건을 제시받았으나 바로 수용하지 않았다는 현지 보도도 나오고 있다.
타율 0.319, 34홈런, 126타점으로 스트라스버그와 워싱턴의 우승을 합작한 3루수 앤서니 렌던(29)의 계약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렌던은 FA 시장에 나온 야수 중 부동의 넘버원으로 꼽히고 있다.
주요 FA들도 당초 예상을 웃도는 조건으로 속속 계약을 맺고 있어 새 소속 팀을 찾는 류현진(32)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9시즌 류현진(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보다 덜한 활약(11승 8패 평균자책점 3.96)을 선보인 잭 휠러(29)는 5년 1억1800만 달러 규모에 필라델피아와 손을 잡았다. 마이크 무스타카스(31)도 신시내티와 4년 6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올 시즌 무스타카스가 거둔 성적은 타율 0.254, 35홈런, 87타점. 성적표에 비해 계약 규모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스트라스버그, 무스타카스의 에이전트는 모두 류현진과 같은 스콧 보라스다. 보라스의 황금손이 이제 류현진을 향하고 있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