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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하듯... 시민들과 호흡하는 경찰될 것”

“판소리하듯... 시민들과 호흡하는 경찰될 것”

Posted December. 28, 2019 08:05,   

Updated December. 28, 201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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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꾼은 판소리 무대에서 온갖 돌발 상황에 대처해야 해요. 이런 경험과 소질을 살려 현장 대응에 능한 경찰관이 되겠습니다.”

 27일 오전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하고 새내기 경찰이 된 국악인 출신 장승욱 순경(31)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장 순경은 중앙대 국악학과를 졸업했으며 부산국악대전에서 은상을 받은 실력파 소리꾼이다. 그는 관객과 호흡하며 무대를 만드는 판소리처럼 피해자와 공감하면서도 임기응변을 발휘해야 하는 치안 업무가 매력적으로 느껴져 경찰의 길에 도전했다고 했다.

 이날 장 순경과 함께 정식 경찰관이 된 중앙경찰학교 298기 졸업생 2994명 중에는 스포츠 선수 출신이 유독 많았다.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 출신 정승수 순경(26)은 “실습 때 경찰복을 입고 거리에 나가 시민을 만나면 그라운드에 섰을 때처럼 가슴이 뛰었다”며 “선수 시절 단련한 체력을 십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사격 월드컵 국가대표 출신인 김은혜 순경(33·여)과 프로야구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선수 출신 허승혁 순경(29), 19세 이하 럭비 국가대표 출신 문수 순경(33)도 경찰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박성민 순경(29)은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이어 3대 경찰관의 계보를 잇게 됐다. 박 순경은 아버지가 범인을 제압하다가 코뼈가 부러지는 걸 보고도 무섭기보단 멋지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박 순경은 “나도 몸을 던져 시민 안전을 지키고, 거기서 오는 뿌듯함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주 순경(26)의 아버지는 현직 경찰관인 김동일 경감이고, 외할아버지인 장동오 씨는 경찰 근무 중에 순직했다.

 한국정책방송원(KTV) 국민방송과 불교방송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김민선 순경(33·여)은 “항상 사건이 벌어지고서야 소식을 알리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경찰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박성호(28) 이소진(27·여) 전다윤 순경(26·여)은 종합성적 최우수자로 경찰청장상을 받았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치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두고 “우리 경찰은 형사소송법 제정 66년 만에 경찰이 수사의 온전한 주체로 거듭나는 역사적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고귀한 경찰정신을 이어받아 활약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앙경찰학교는 1987년 개교해 올해로 32주년을 맞았다. 경찰 인력의 95% 이상이 이곳을 거쳤다. 9급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수사법률, 현장대응 등 34주간 교육을 받은 뒤 순경으로 임용된다.


조건희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