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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늘어나는 ‘北미사일개발 심장부’

Posted January. 28, 2020 08:50,   

Updated January. 28, 20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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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외곽의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 포착된 ‘이상 동향’과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현재까지 도발 임박 징후보다는 ‘통상적 활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며칠 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산음동에서 과거에도 차량 움직임이 종종 포착됐고 일부는 실제 발사로 이어졌다”며 “지금으로선 도발 준비로 단정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해 첫 도발 관련 징후인 만큼 지속적인 정찰 및 감시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마라톤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거론한 이후 미사일 개발의 메카인 산음동에서 차량의 활발한 이동이 포착된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 산음동 연구단지는 평북 동창리 발사장과 함께 북한 미사일 도발의 ‘양대 축’이어서 미국의 집중 감시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 동창리 발사장의 엔진시험 이후 미국은 가로세로 10cm 미만의 물체도 식별할 수 있는 정찰위성을 증강 운용해 산음동 단지 내 차량의 종류와 동선(動線), 인력 움직임을 샅샅이 훑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산음동 단지에서) ‘통상적 활동’이 잇달아 보이는 건 모종의 도발을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 중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새 전략무기’ 개발에 성큼 다가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동창리에서 성능을 검증한 ‘신형 액체엔진’을 활용한 신형 ICBM의 추진체 개발과 조립 작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컨테이너가 최근 산음동 단지를 잇달아 들락거린 정황이 미국 민간위성에 포착된 것도 ICBM 등 미사일 부품의 이동과 연관됐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화성-14(ICBM급)·15형(ICBM)보다 더 무거운 탄두를 미 본토 어디든지 날려 보낼 수 있는 신형 ICBM을 개발해 김정일 생일(2월 16일)이나 김일성 생일(4월 15일)에 공개하거나 발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이 최대 사거리가 1만5000km가 넘는 신형 ICBM의 조속한 전력화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산음동 연구진에 지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향후 북한이 미국에 대북제재 거부 등 도발 명분을 쌓은 뒤 신형 ICBM을 쏠 수도 있지만 북-미 파국을 우려해 ICBM을 ‘협박카드’로 내비치면서 중단거리 미사일로 대응수위를 떠보는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