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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大이동…대학 기숙사 등 걱정 태산인데 정부 대응은 미지근

중국인 大이동…대학 기숙사 등 걱정 태산인데 정부 대응은 미지근

Posted February. 10, 2020 08:23,   

Updated February. 10, 2020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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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정부가 두 차례 연장했던 춘제(春節) 연휴가 어제로 끝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을 드나드는 내·외국인이 늘어나고 개강을 앞둔 중국인 유학생도 대거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 강화가 절실하지만 정부는 “입국 제한 조치 확대는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어제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우한 폐렴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었다. 25번 확진 환자인 70대 여성이 중국 광둥(廣東)성을 방문했던 가족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돼 후베이(湖北)성에 국한된 입국 제한 지역 확대 등 추가 대책이 발표될지 주목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광동성은 1075명(8일 기준)의 환자가 발생해 후베이성에 이어 우한 폐렴 환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정 총리는 “중국 내 다른 지역이나 다른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은 1주일 간 상황을 지켜본 뒤 중국과의 협의를 거쳐 추후 검토하겠다”고 했다. 감염병 위기경보도 현 수준인 ‘경계’ 단계로 유지한다. “중국 내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국내 감염경로가 다양해져 지역사회 전파가 우려된다”면서도 진단과는 동떨어진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이러니 정부가 ‘과하다 싶을 선제 조치’를 공언하고도 뒷북 대응만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물론 외교적·경제적 실익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방역 적기를 실기하게 되면 국내에 미칠 파장이 너무 크다.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기업 학교 다중시설 등은 점점 마비될 것이다. 당장 대학들은 고향에 갔다 돌아오는 중국인 유학생 및 중국·동남아를 방문하고 온 학생들에 대해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할지를 놓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일부 대학이 기숙사 격리를 결정하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고, 그대로 수용할 경우에도 또다른 우려가 제기되는 등 혼란이 크다. 일선 강의실이나 기숙사에서 벌어질 이런 혼란과 감염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입국 제한 조치 확대나 일괄 방역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우한 폐렴은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와 달리 무증상 전염이 확인된데 이어 중국 내에서는 비말(침방울) 뿐 아니라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크기의 고체 입자나 액체 방울 형태인 에어로졸로도 전파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에어로졸을 통한 전파 가능성을 낮다고 평가했지만 시민들은 더욱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방역의 기본은 감염 경로의 차단이다. 국내 방역망과 공중보건시스템이 포화 상태에 이르기 전에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 안전보다 중국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