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비교적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유럽에도 코로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23일 밤 기준 확진자가 155명(사망자 3명)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 76명에서 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확진자 중 약 71%(110명)가 경제 중심지 밀라노가 있는 북부 롬바르디아주(州)에서 발생했다.
이날 주세페 콘테 총리는 롬바르디아, 인근 베네토주 11개 마을에 이동 제한령을 선포했다. 최대 축제인 베네치아 카니발, 프로축구 세리에A 경기 등도 모두 취소됐다. 1개에 3, 4유로였던 손 소독제의 가격 역시 수십 유로 치솟았고 이마저도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환자 급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당국은 밀라노 인근 코도뇨 마을의 38세 남성 A 씨를 최초 확진자 겸 ‘슈퍼 전파자’로 보고 있다. 그는 19일 폐렴 증세로 마을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그와 접촉한 사람, 해당 병원 의사와 환자 등이 모두 감염됐다. AP통신은 “당국은 A 씨가 최근 중국 상하이를 방문했던 친구로부터 감염됐다고 여겼지만 정작 친구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또 A 씨가 자주 가는 카페에 오는 중국인들도 모두 검사했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관광대국인 이탈리아에는 수많은 중국인이 오간다. 특히 중부 토스카나주 피렌체 근교의 직물산업 도시 프라토에는 20만 인구의 15%인 3만 명의 중국인이 있다. 이 외에 불법으로 온 중국인까지 포함하면 토스카나 역시 코로나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탈리아가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처럼 ‘유럽의 우한’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