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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세잔 마티스도...한국에선 ‘격리’ 신세

모네 세잔 마티스도...한국에선 ‘격리’ 신세

Posted March. 13, 2020 08:09,   

Updated March. 13, 202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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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네, 세잔, 밀레, 드가, 마티스…. 미국 뉴욕 브루클린미술관의 인상파 소장품 59점이 국내에서 오도 가도 못한 채 묶여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이다.

 이들 작품은 ‘프렌치모던: 모네에서 마티스까지, 1850-1950’전을 위해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을 찾았다. 전시는 지난달 21일 개막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며 나흘 만에 문을 닫았다. 미술관은 3월 31일까지 잠정 휴관하지만 4월 개최 여부는 미지수다.

  ‘프렌치모던’전은 2017년부터 미국과 캐나다, 지난해 제주도립미술관에 이어 고양시를 찾은 국제 순회전이다. 노르망디 해안을 그린 클로드 모네의 ‘밀물’, 감각적 드로잉이 돋보이는 에드가르 드가의 ‘몸을 닦는 여성’ 등을 볼 수 있다. 인상파의 저평가된 여성 작가 베르트 모리조 작품도 포함된, 작지만 알찬 컬렉션이다.

 어렵게 가져온 작품이 ‘격리’ 신세에 처하며 미술관도 난감해졌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100일간 관객 7만 명을 목표로 기획됐다. 통상 상업 기획사와 공동 주최하던 관행을 깨고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편성해 개최했다. 지역주민에게 저렴한 가격(입장료 5000원)에 좋은 작품을 보여준다는 취지였다.

 게다가 차기 개최지인 중국 상하이도 코로나19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브루클린미술관은 한국에서 다른 전시 개최지를 물색하고 있지만 갑작스러운 예산 편성 문제로 기관들이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결국 작품들의 다음 행선지도 코로나19의 추세에 달려 있는 셈이다.

 22일까지 휴관을 연장한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해외 작가 입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월 말에 예정된 아시아 기획전 ‘2020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는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작가가 참여한다. 4월 중순에는 작가들이 입국해야 하는데 일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문제다. 윤승연 MMCA 홍보관은 “아직 준비에 차질은 없으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관 시기가 불투명한 만큼 미술관들은 온라인 콘텐츠라도 강화해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 MMCA는 설치가 완료된 ‘미술관에 書’전의 유튜브 영상을 먼저 준비 중이다. 서울시립미술관(SeMA)도 3월 8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강박²’전의 못다 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대신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전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온라인 미술품 감상은 이전에도 가능했다. 피렌체 우피치미술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구글 ‘아트 앤드 컬처’ 프로젝트가 시작한 것이 2011년이다. 각 국 공공 미술관도 소장품을 온라인에 고화질로 공개하고 있다.

 결국 온라인은 작품을 눈에 익히는 ‘사전 관람’ 혹은 ‘관심 유도’용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는 의견이 많다. 윤승연 홍보관은 “올 하반기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관객의 미술관 방문을 독려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