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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북단체 자유조선, 北조성길 잠적에 개입”

“반북단체 자유조선, 北조성길 잠적에 개입”

Posted April. 06, 2020 08:04,   

Updated April. 06, 20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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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1월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사진) 부부가 잠적하는 과정에 반(反)북한단체인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개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3일(현지 시간)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조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는 잠적 당일 아침 산책을 핑계로 외출한 뒤 한 차량에 탑승했고 이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시 부부가 탄 차량의 운전석에는 자유조선 관계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대사관이 로마의 부유한 교외에 위치해 있어 평소 운전사들이 거리에 차를 세워놓고 대기했다”며 “자유조선 관계자가 의심받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2017년 살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도피와 지난해 2월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다만 자유조선을 이끄는 에이드리언 홍이 조 전 대사대리와 언제 어떻게 만났는지는 불분명하다. WSJ는 “감시 관계로 추정되는 남성이 늘 조 전 대사대리와 동행했다”며 “에이드리언 홍은 북한 사업 투자를 구실로 조 전 대사대리에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전히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정확한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서방국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 외에는 파악된 게 없다. 부모와 함께 망명하지 않은 미성년 딸은 조부모와 지내기 위해 북한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소식이 알려진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해외 체류 외교관들을 본국으로 불러들여 사상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아형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