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여인의 머리카락 뭉치, 머리가 두 개 달린 염소….
세계 각국 박물관들이 온라인에서 ‘가장 소름 끼치는 전시품’ 경연대회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부분의 박물관이 문을 닫은 가운데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자는 취지로 의기투합했다.
22일 CNN에 따르면 영국 요크셔 박물관은 17일 공식 트위터에 “박물관들이여, 모여라! 소장품 중 가장 소름 돋는 걸 골라 전투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3∼4세기경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로마 여인의 머리카락 뭉치 사진을 올렸다. 이에 독일 역사박물관은 1650∼1750년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방역 마스크로 응수했다.
이후 프랑스, 캐나다, 미국, 러시아 등 세계 각지의 박물관이 각자 소장하고 있는 기괴한 전시물을 서로 경쟁하듯 선보였다. 하체는 어류로 보이지만 상체는 사람을 닮은 인어, 머리가 두 개 달린 염소, 저주 받은 인형, 사람 손가락 뼈 등이 화제를 모았다. 영국 가디언은 세계 각지의 박물관들이 이번 경연에 참여한 횟수가 22만 회 이상이라고 전했다.
박물관들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요크셔 박물관 측은 “최근 며칠 사이 박물관 트위터 계정 팔로어가 2600명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CNN은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박물관들이 기괴한 소장품으로 시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