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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KBO서 부상 없이” 5년째 동반 훈련

Posted April. 27, 2020 09:01,   

Updated April. 27, 20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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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넷 등 공짜로 출루시키는 것보다 차라리 맞는 게 나아요.”

 최근 프로야구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시속 138km의 느린 공으로 타자들을 공략하고 있는 비결을 묻자 한화 장민재(30)는 ‘싸움닭 기질’을 꼽았다. 자체 청백전에서 24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50(4자책점)을 기록한 그는 23일 대전에서 열린 KIA와의 팀 간 연습경기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선방했다. 1회초 무사만루의 위기에서 2점을 내줬지만 결국 선발로 제 역할을 했다. 그의 말과 행동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33·토론토)을 보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둘은 다른 리그에서 뛰지만 2016년부터 매년 초 따뜻한 곳에서 함께 훈련을 한다. 장민재가 전역한 직후인 2015년 말 류현진이 직접 연락해온 게 벌써 5년째다. 장민재는 “함께 훈련하기 전만 해도 현진이 형은 이미 대선수라 범접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하나라도 더 배우려 다가서던 모습을 좋게 기억한 것 같다. 제대하자마자 ‘어디야? 뭐해? 나랑 함께하자’라고 정신없이 말해 따라나섰다”며 웃었다. 5년 사이 장민재의 주선으로 이태양(30), 김진영(28) 등 한화의 다른 투수들도 류현진과 훈련하며 기를 받아갔다. 장민재는 “앞으로도 싹수 있는 후배들을 데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함께 훈련할 때만 해도 류현진은 어깨 부상으로 미래가 불투명했고, 장민재는 전역 후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야 했던 시기다. 묵묵히 서로를 응원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후 류현진은 지난해 MLB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오르는 등 성공적으로 부활했다. 4년 8000만 달러에 토론토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으며 ‘FA 대박’도 맞았다. 제대한 후 존재감을 제대로 알리기 시작한 장민재는 지난해 한화의 가장 믿을 만한 토종 선발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데뷔 처음으로 억대 연봉(1억1000만 원) 대열에도 올라섰다.

 정교한 제구로 타자와 승부하는 둘의 투구 스타일은 닮았다. 류현진을 보며 장민재도 구속보다 제구에 대한 욕심을 갖게 됐다. 류현진의 전매특허인 같은 투구 폼으로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구사하는 모습마저 닮아가고 있다. 장민재는 “현진이 형이 ‘변화구도 패스트볼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속이고) 던지라’고 조언해주는데 하다 보니 되더라”고 말했다. “얼마 전 (김)태균이 형이 ‘(투구 폼을 보고) 패스트볼 던지는 줄 알았는데 변화구였다’고 칭찬해줬을 때 뿌듯했다”고도 덧붙였다.

 둘의 다짐은 ‘부상 없이 야구하기’다. 모두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부상이 없어야 류현진은 자신의 공언대로 몇 년 뒤 친정팀 한화에 복귀할 수 있다. 30대 중반이 될 장민재도 한화 소속이어야 ‘시즌 중’에도 류현진과 함께할 수 있다. “현진이 형이 ‘한화로 복귀하면 알 만한 애가 너밖에 없어. 노장이겠지만 그래도 동생이니까 부려먹을 거야’라고 해요. 고생스럽겠지만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하하.”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