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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잡은 김세영 ‘84m 샷이글’...하루 10타 벌었다

감잡은 김세영 ‘84m 샷이글’...하루 10타 벌었다

Posted June. 06, 2020 08:47,   

Updated June. 06, 20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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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번홀(파3·143m)에서 최혜진(21)의 티샷이 핀에서 1.3m 거리에 떨어졌다. 공이 홀에서 30cm 정도 옆으로 지나가 아쉽게 홀인원을 놓친 굿 샷이었다. 이를 지켜본 같은 조 김세영(27)은 곧바로 티샷을 핀에서 2.4m 거리에 붙여 맞불을 놓았다. 서로 압박을 가하는 팽팽한 긴장감은 그린 위에서도 이어졌지만 누구도 흔들리지 않았다. 김세영이 먼저 버디를 낚자 최혜진도 버디로 응수했다. 또 다른 동반자 배선우(26)는 핀까지 10.3m가 남은 까다로운 상황에서 투 퍼트로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10승을 기록 중인 세계 6위 김세영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대세 최혜진 그리고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진출해 시즌 2승을 거둔 배선우. 한미일 여자골프 투어의 대표적 선수인 이들은 5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뜨거운 자존심 경쟁을 벌였다. 코스를 뒤덮은 자욱한 안개로 1시간 20분가량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셋 모두 ‘노보기 플레이’를 펼치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LPGA투어가 중단된 가운데 올해 두 번째 국내 대회에 출전한 김세영은 이날 10언더파 62타로 코스레코드 타이를 이루며 2위(중간 합계 12언더파 132타)에 올랐다. 10번홀에서 출발한 그는 11번홀(파4)에서 84m짜리 샷 이글을 낚은 뒤 버디 8개를 추가했다. 김세영은 “대회를 거듭할수록 경기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 이 코스가 KLPGA투어 첫 우승(2013년 롯데마트 여자오픈)을 달성했던 곳이어서 기분 좋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6년째 김세영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전담 캐디인 미국 출신 폴 푸스코가 한국 입국 후 자가 격리를 마치고 이번 대회부터 함께하고 있는 것도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있다. 김세영은 “폴에게 ‘한국 선수들이 너무 잘 친다’고 말했더니 ‘기죽지 말라’고 격려해줘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전날 1언더파로 공동 73위였던 최혜진은 버디만 9개를 쓸어 담아 중간 합계 10언더파 134타를 기록했다. 그는 순위를 무려 70계단이나 끌어올려 공동 3위가 됐다. 전반에 이글 1개와 버디 1개를 묶어 3언더파를 기록했던 배선우는 후반에 다소 샷이 흔들렸지만 침착한 위기관리 능력으로 타수를 잃지 않아 공동 5위(9언더파 135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코로나19를 뚫고 열린 국내 3개 대회에 ‘개근’ 중인 김효주(25)도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공동 3위(10언더파 134타)에 올라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6개월 이상 공식 경기를 치르지 못해 경기 감각 회복에 애를 먹고 있는 세계 1위 고진영(25)은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48위(3언더파 141타)에 머물렀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