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년 전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가 성노예가 되었던 그들 중에 일본군에게 위안과 기쁨을 주려고 따라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들은 아직도 감당하기 힘든 가혹한 고통을 받고 있다.
기록되지 못한 아시아의 성노예 피해 여성들을 찾기 위해 저자는 25년간 한국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을 누볐다. 이를 통해 만난 21명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사진과 글로 적었다. 그들은 성병 후유증으로 아기를 가질 수 없거나 일본군이 팔뚝에 새긴 일본식 이름이 선명히 남아 있어 과거의 기억과 고통을 지우고 싶어도 지우지 못한다. 종이 표지에는 그들의 이름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책을 덮고 다시 한번 그 이름들을 손으로 어루만지게 된다.
이네스, 황유량, 셍아, 김복득, 친다, 페덴시아, 왕즈펑, 프란시스카, 하상숙, 바리, 루시아, 런란어, 카르민다, 박차순, 마리아, 라우린다, 미나, 웨이사오란, 이수단, 이탕, 파우스트.
정성택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