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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보란듯...김정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핵보유국”

한미 보란듯...김정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핵보유국”

Posted July. 29, 2020 09:03,   

Updated July. 29, 20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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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북-미 비핵화 협상, 남북 대화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직접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규정하고 “자위적 핵 억제력”을 거론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비핵화가 아니라 핵보유국 자격으로 핵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정전협정 체결일인 27일 열린 제6차 전국노병대회에서 “온갖 압박과 도전들을 강인하게 이겨내며 우리는 핵보유국으로 자기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고 28일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세상이 무시할 수도 없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전략적 지위에 올라섰다”고도 했다. 전략적 지위는 핵보유국 지위를 가리킨다. 김 위원장이 직접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언급한 것은 2016년 5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화 보고 이후 4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또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를 넘보지 못한다. 넘보면 대가를 단단히 치르게 할 것”이라며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한)순간도 멈춰 서지 않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북한이 이미 상당 수준의 핵무기를 가진 핵보유국에 들어섰으며 핵으로만 안보를 보장할 수 있기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올해 김 위원장이 핵 억제력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북한은 5월 노동당 중앙군사위 4차 확대회의에서 밝힌 핵 억제력 강화 방침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10일 담화에서 “미국은 우리의 핵을 빼앗는 데 머리를 굴리지 말고 우리의 핵이 자기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데 머리를 굴려보는 것이 더 쉽고 유익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는 “미 제국주의 침략성과 야수성”이라며 노골적 적대감을 드러낸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에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권오혁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