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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中앞장선 홍콩재벌, 보안법 위반 전격 체포

反中앞장선 홍콩재벌, 보안법 위반 전격 체포

Posted August. 11, 2020 08:17,   

Updated August. 11, 202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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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 창업주 겸 홍콩의 대표적 반중(反中)매체 핑궈일보 사주인 지미 라이(72)가 10일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격 체포됐다. 그는 6월 말 통과된 홍콩보안법 위반으로 체포된 최초의 유명인이다.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앞세워 노골적으로 반중 인사를 탄압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갈등 또한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오전 라이의 자택에 들이닥쳐 그를 연행하며 “외국 세력과 결탁해 국가 분열을 조장하고 선동적 언행으로 테러 행위를 부추겼다”는 이유를 댔다. 일부 홍콩 언론은 라이의 두 아들, 라이의 산하회사 넥스트미디어의 고위 간부 2명 등 라이의 측근 7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추(環球)시보는 이날 “영국 시민권자인 라이는 폭동 지지자로 체포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난 몇 년간 중국 본토와 홍콩 당국을 비방하고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1948년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태어난 라이는 12세에 홍콩으로 밀항한 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창업해 약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로 추정되는 재산을 모았다. 1989년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에 충격을 받은 그는 1990년 잡지 넥스트매거진, 1995년 일간지 핑궈일보를 창간했고 이후 중국 지도부의 비리와 권력투쟁 등을 적극 보도하며 중국과 대립했다.

 라이는 2014년 민주화시위 ‘우산혁명’, 지난해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 등에도 적극 참여했다. 지난해 5월에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중국 공산당이 언론과 국민의 자유에 싫증을 낼까 두려워해 왔다. 이제 그날이 왔고 내가 감옥에 갈 수 있다고 항상 생각한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두 달 후에는 미 워싱턴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미 고위 인사를 만나 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로 인해 중국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혔고 보안법 통과 후 그가 곧 체포되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SCMP는 라이 외에도 조만간 10여 명의 반중 인사가 추가로 체포될 것이라고 전했다. 우산혁명 주역인 조슈아 웡(24) 등이 거론된다.


김기용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