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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소미아 유지 가닥...일주장 종료통보 기한 지나

정부, 지소미아 유지 가닥...일주장 종료통보 기한 지나

Posted August. 25, 2020 08:27,   

Updated August. 25, 20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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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 전 극심한 한일 갈등 속 종료 위기를 맞았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효력이 유지된다. 정부가 지소미아의 종료를 통보할 수 있는 기한으로 알려진 24일 별도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협정 유지’를 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특정 시기와 관계없이 지소미아는 언제든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당분간 거두면서 한일 갈등의 소강 국면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교 당국자는 24일 “지소미아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낼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에서도 이날 지소미아와 관련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1년마다 연장돼온 지소미아는 종료 90일 전인 매년 8월 24일까지 협정 연장 또는 종료 여부를 밝히도록 돼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일본에 협정 종료를 통보한 뒤 11월 이 결정을 ‘유예’한 상황이기 때문에 90일 전에 별도로 종료 여부를 밝힐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카드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남겨놓고 종료 유예 상황을 지속해 일단 협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외교 당국자는 “발사돼 날아가는 화살(협정 종료 통보)을 붙잡아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협정을 잠정 유지하기로 한 데는 미국의 견제가 크게 작용했다. 미 국무부는 이달 초 “지소미아는 미국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아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행보에 나서지 말 것을 압박했다. 또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에도 일본산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수입은 계속되고 있어 한국 입장에서도 고강도 선제 압박에 나설 명분은 약해진 셈이다.

 정부는 ‘90일 전 통보’ 조항은 협정이 1년씩 연장되는 기존 구도를 전제했을 때만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으나 일본에서는 여전히 90일 전 종료를 통보하지 않았으니 협정이 자동 연장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언제든 종료 가능하다는’ 한국의 입장에 대해 “(지소미아를)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만 밝혔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 현금화, 일본의 대한 수출 규제, 지소미아 종료 등 한일 간 ‘3대 갈등 요소’가 일단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지난해 미국이 한일 간 중재에 나서 이뤄진 잠정 타협이 유지되고 있다”며 “한국이 먼저 나서서 이를 깰 이유가 없고 한국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일본도 관망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